공자의 제자인 자공은 재산을 모으는 데 남다른 재주가 있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안회는 매우 가난했으나 묵묵히 스승을 따르는 인정받는 제자였다. <사진은 자공(왼쪽)과 안회>
공자가 안회와 자공의 길고 짧음에 대해 자공에게 물었다.
“사(賜: 자공의 이름)가 어찌 감히 회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고, 사는 하나를 들으면 둘을 알 뿐입니다.(回也聞一而知十 賜也聞以一知二).”
공자는 자공의 솔직 담백한 대답에 아주 만족해했다고 한다. ‘문일지십’이란 말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안회는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하지도, 행동하지도 말라는 공자의 가르침을 가장 잘 따랐던 사람으로 공자는 그의 칭찬을 늘 아끼지 않았다.
안회가 32세로 요절했을 때 공자는 “아, 하늘이 나를 망치는구나." 하며 탄식했다고 한다.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안다는 문일지십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경지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열 개의 의미가 아니라 ‘안다’는 것의 의미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행동한다고, 공자와 자공의 문답에서 나오는 안다는 것은 내가 그것을 머리에 넣는 단순한 지식 차원이 아니라 행동과 연결될 때 비로소 안다고 하는 것이다.
안회는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행동하지도 말라는 공자의 가르침을 잘 따랐던 것이기도 하지만 잘 알았던 것이기에 평소 실천할 수 있었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앎은 진정한 앎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들으면 그 하나도 제대로 실천하기 어려운 때가 있다. 자공이 자신은 하나를 들으면 둘을 알 뿐이라는 말은 겸손하면서도 솔직한 말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문과 도덕을 중시한 공자의 가르침은 가난하지만 세속적인 일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안회는 그것을 잘 실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공자의 제자 중 제법 큰 사업가였던 자공은 공자의 가르침을 배운대로 이해한대로 모두 실천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공자의 가르침은 당대의 유력한 정치가이자 사업가였던 자공의 후원으로 널리 퍼질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의 문일지이(하나를 들으면 둘을 실천하는)의 재주도 헛되지는 않았다 할 수 있다.
참고로 예란 개념에 대해 내가 이해한 바는 ‘사람에 대한 진정한 애정에 바탕한 사회관계’이다. 그 예는 그래서 부모님에게는 ‘효’가 되고 친구와는 ‘우정’이 되고 나라에 대해서는 ‘충’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을 ‘사람에 대한 애정’에 바탕하여 대한다면 어떤 마음을 가장 중시해야 할까? 아직까지의 내 결론은 ‘신뢰’와 ‘가치’ 그리고 ‘친절’이다.
사업을 하는 나로서는 안회보다는 자공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아니 자공에 가까우려고 노력한다. 비록 사업가였지만 배우는데 게으르지 않았고, 얻은 것을 의미있게 쓸 줄 알았고, 자신의 역량에 대해 진솔했던 자공은 사업가의 모범이 될 만하다.
장정호‘한자통’교육지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