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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업체들이 바쁘다.
자연재해를 담보로 하는 보험 상품을 찾는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철 폭우에 이어 최근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피해가 커진 탓이다. 하지만 국내 자연재해를 담보하는 상품은 제한적이다. 가입자가 2.2%뿐이다. 주로 농작물재해·풍수재·양식 수산물재해보험 등 생활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농작물에 한해서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날씨연계보험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날씨보험시장의 현주소는 무엇일까. <온케이웨더>는 모두 5회에 걸쳐 날씨보험에 대한 기획을 했다. 그 첫 번째로 날씨보험에 가입해 매출효과를 거둔 기업의 사례다. | |
요즘 경영자들 사이에선 “파업보다 날씨가 무섭다”는 말이 나온다. 국내 GDP에 영향을 주는 기업 중 52%가 날씨 영향을 받아 매출이 오르락내리락한다．
그 중에서도 의류업체나 식음료 업체의 사정은 더하다. 평년 기온보다 1℃씨만 더 내려가거나 올라가도 매출이 20~30% 변한다.
의류업체의 경우 6개월 전부터 다음 시즌 상품의 디자인과 콘셉을 정한다. 그런데 이상기후가 찾아와 기상패턴을 바꿔 버리면 수개월 전 준비했던 신상품들이 순식간에 재고더미로 변한다.
제일모직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가 그랬다. 겨울 상품 중 가장 판매율이 낮던 패딩의 매출이 급증했다. 영하 27℃ 이하의 한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날씨의 중요성을 실감한 제일모직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날씨 컨설팅과 보험에 가입했다. 지난 5년 동안의 매출 데이터를 민간기상업체에 제공했다. 이후 날씨가 각 제품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수치로 환산됐다.
기상상태의 경우 단순히 맑음, 흐림 같은 정보가 아니라 하루하루 기온의 변동 폭, 요일 별 특성, 악천후가 발생한 후 매출 변화가 어땠는지 수치화했다．
예를 들어 패딩의 경우 월 평균기온이 1℃ 떨어지면 매장 당 월 판매량이 5.14% 늘었다. 제일모직은 기온이 떨어진다는 예보가 들려오면 패딩에 대한 출고량을 늘렸다.
민간기상업체는 다음달 평균기온을 미리 예측해 제일모직 측에 적절한 출고량을 제안했다．
갑작스런 기상이변으로 급감하는 매출에 대해선 보험으로 보상 받았다. 예를 들어 스카프나, 긴팔셔츠는 폭염이 시작되면 팔리지 않는다.
이 매출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제일모직이 선택한 날씨상품은 폭염일수에 따른 보상이다．
만일 8월 서울의 기온이 33℃ 이상인 날이 6일 이상 이어지면 월 평균 매출의 30%를 보상받을 수 있는 약정 상품이다．
날씨관리에 집중한 결과 제일모직은 올해 65%의 매출 증가를 이뤘다.
코오롱 역시 날씨관리에 신경 써 판매 효율을 높이고 있다. 코오롱은 소비자들을 상대로 날씨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8월 한 달 동안 무더위가 33℃ 이상 지속되면 10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최대 10만 원을 돌려주는 행사다．
소비자 입장에선 만약 8월 1일부터 31일까지 33℃ 이상인 날이 7번이면 5만 원, 8번이면 10만 원을 고스란히 돌려받을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이벤트 금액은 보험료로 지급된다. 어차피 8월은 여름 막바지라 판매율이 줄기 때문에 의류업체로선 손해 볼 것이 없는 이벤트다.
반응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평소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100명이었다면 날씨 이벤트를 시작한 후엔 하루 400 건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쾌재를 외치는 것은 기업들에게 날씨 컨설팅·보험을 파는 민간기상업체도 마찬가지다. 김희승 케이웨더 컨설턴트는 “집중호우 덕분에 날씨 컨설팅을 의뢰하는 업체가 하루 15건 이상일 정도로 기업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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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