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록(新綠)의 계절 5월은 따뜻하고 싱그럽다. ⓒ정연화 기자
요즘은 꽃향기가 스며든 향긋한 봄바람을 맞으며 야외활동하기 더없이 좋은 시기다. 여름에 들어선다는 절기인 입하(5일)도 지나 농촌에서는 한해 농사를 짓기 위한 발걸음으로 분주할한 때다. 대개 5월을 가리켜 ‘계절의 여왕’이라 부르지만 ‘신록의 계절’이라고도 표현한다. 시인 서정주가 쓴 <신록>이라는 제목의 시가 길가 풍경과 오버랩(overlap)되는 것 같다.
신 록
-서정주-
어이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에워 싸는데
못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이하 생략)-
나날이 햇살이 가득하고 따뜻하며 싱그럽다. 싱그러운 5월을 맞아 이달의 제철음식으로 매실, 두릅, 다슬기 등이 꼽힌다. 초록의 물결은 정녕 신록의 계절을 가리키나보다. 그밖에 소라, 멍게, 주꾸미, 장어, 키조개 등의 해산물도 눈에 띤다.
신선한 봄 전하는 ‘두릅’…살짝 데쳐야 떫은맛 사라져
▲ 산채의 제왕이라 불리는 ‘두릅’ ⓒ 식약처
두릅은 다른 채소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A와 C, 섬유질, 칼슘이 많다. 통통하고 붉은 껍질이 붙어 있고 길이가 짧은 것이 맛과 향이 좋다.
두릅의 쓰고 떫은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은 혈액순환을 돕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 어린 순을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신선한 봄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약간 자란 것도 삶아 데치면 쓰고 떫은맛이 사라지므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초록빛 천연소화제 ‘매실’…길쭉하고 매끈한 ‘오이’
▲ 다다기오이. 비타민이 풍부하고 수분이 많아 이뇨 작용에 탁월하다. ⓒ정연화 기자
한편 매화 꽃의 열매인 매실은 5월 말에서 6월 중순에 녹색으로 익는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많아 웬만한 과일보다 낫다. 사과보다 칼슘(Ca)은 4배, 철(Fe)은 6배나 많이 함유돼 있다.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하며, 피로회복과 노화 예방에 효과가 탁월하다. 특히 매실의 신맛 성분이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켜 위장이 활발하게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소화불량, 변비나 급성 위장병 등에 매우 효과적이다.
매실은 주로 매실청으로 만들어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한다. 하지만 주식, 반찬, 간식으로는 물론 매실차, 매실식초, 매실주, 매실장아찌 등의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도 있다.
초록빛 봄을 전하는 또 다른 것으로 오이가 있다. 오이는 품종에 따라 청장계·낙합계(취청오이), 반백계, 삼척계·흑진주계·사엽계(가시오이), 백침계(청풍오이)로 구분한다. 이 중 반백계에 속하는 것을 ‘다다기오이’라 하는데 눈마다 열매가 다닥다닥 열린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이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수분이 많아 이뇨 작용에 탁월하다. 여성의 피부미용은 물론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식으로 으뜸이다. 생으로 먹거나 샐러드, 절임, 소박이 등으로 싱싱한 오이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청록빛 한 가득 ‘다슬기’
▲ 다슬기. 강원도나 충청도의 방언으로 ‘올갱이’라 불리기도 한다. ⓒ정연화 기자
청정 일급수에서만 자라는 다슬기는 5월부터 6월이 제철이다. 다슬기를 우려내면 청록빛을 띤다. 다슬기의 푸른 색소는 특히 간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우리 몸의 혈액 속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동’ 성분이 미네랄 형태로 풍부하게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간에 좋다는 ‘타우린’ 성분도 많이 들어 있으며 아미노산의 함량이 높아 간 기능 회복에 탁월하다. 간 건강과 숙취해소에 좋아 해장용으로 많이들 즐기며 강원도나 충청도의 방언으로 ‘올갱이’라 불리기도 한다.
서서히 봄의 내리막길로 접어든 이때, 오늘은 어떤 음식으로 밥상에 초록빛 물결을 선사해볼까.
|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