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사이 우리는 달갑지 않은 몇 가지를 얻었다. 새해를 맞이하며 나이 한 살을 더 얻었고, 추운 날씨에 운동을 하지 못해 군살도 얻었다. 한 가지 더 있다. 겨우내 꽉 끼는 부츠와 레깅스, 스키니진에 시달린 두 다리는 ‘하지정맥류’를 얻었다.
직장인 최모(28) 씨는 최근 들어 다리가 붓고 당기는 증상이 유독 심해지는 것을 경험했다. 다리를 자세히 보면 파란 핏줄도 보이는 것 같아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그녀의 병명은 ‘하지정맥류’였다.
최씨는 “레깅스와 부츠가 하지정맥류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 얘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며 “평소 즐겨입는 아이템이고 올해는 날씨가 유난히 추워 레깅스와 부츠를 자주 입었더니 하지정맥류가 생긴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하체에 부종이 느껴지고 파란 혈관이 보이는 등 하지정맥류가 의심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경우 습진이 생기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피부가 궤사되면서 치료는 더욱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정외과 김동혁 원장은 “혈관에는 판막이 있는데 이 판막을 조이면 피가 거꾸로 역류하게 된다”며 “하체를 압박하는 레깅스와 롱부츠는 혈액순환을 방해해 하지정맥류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는 진행성질환이다. 초기의 경우 압박스타킹, 약물치료 등을 이용해서 진행을 어느 정도 늦출 수는 있지만 치료하는 것은 어렵다. 이런 경우 수술적인 방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재발이 흔하다는 특성이 있다. 정맥류 근본수술법(정맥류 시작점을 찾아 고위결찰술을 진행하는 수술법)으로 치료할 경우 비교적 재발률이 낮아 선호도가 높다.
김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증상 정도에 따라 정맥류 근본수술법 외에도 미세정맥술·레이저·주사요법 등을 복합적으로 시행해 치료한다”며 “마취가 필요하지만 6시간 정도의 회복시간을 거치면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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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