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수남(46)씨는 요즘 퇴근 후 서둘러 병원을 향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입원해 있는 어머니(71)를 간호하기 위해서다. 어머니는 눈이 내린 다음날 시장에 다녀오다 빙판길에 넘어져 엉덩이뼈가 골절되고 손목 인대가 파열됐다.
최근 서울에 내린 기습 폭설로 인한 빙판길 낙상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2월 1일까지 양일간 100여건의 낙상신고가 접수됐고, 이 중 90여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빙판길 낙상사고는 미미한 타박상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인대‧연골이 손상되거나 심하게는 골절 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은 하지 근력이 약해지고 균형감각도 떨어져 빙판길 낙상사고 위험이 더욱 크다.
근육이 적은 젊은 여성들이나 뼈가 약한 아이들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 활동량이 부족해 굳어있는 관절, 폐경기 이후 급격하게 떨어지는 여성의 골밀도도 부상의 원인이 된다.
빙판길에서 넘어질 때 가장 흔히 다치는 부위는 손목이다. 사람은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바닥에 손을 짚게 되는데 이때 순간적으로 체중의 몇 배 이상의 힘이 손목에 실린다. 손목은 일상생활에서 매우 자주 사용하는 신체 부위다. 전문적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계속 재발되다 관절염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넘어질 때 지면과 무릎이 부딪힌 후로 걸을 때 통증이 발생하고 붓거나 구부리고 펼 때에 잘 움직이지 않는다면 연골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통증이 계속 재발하다 관절염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수일 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신속히 병원을 찾아 전문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엉덩이뼈인 ‘고관절’도 낙상사고 시에 많이 다치는 부위다. 고관절은 신체를 떠받치고 그 무게를 양다리에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많은 힘을 견뎌내야 하는 부위인 만큼 크기도 커 손상을 받을 경우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특히 어릴 적 고관절에 외상을 입은 경험이 있는 경우 염증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튼튼마디한의원 김동원 원장은 “신체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기 위해서는 뼈, 연골, 인대, 근육등 모든 관절과 조직이 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한 순간의 사고로 어느 부분이 손상되면 몸의 전체적 균형이 깨지므로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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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