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건조한 날씨와 난방으로 괴로운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창문을 열 수 없게 만든 중앙난방에다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일을 하는 회사원이라면 더욱 그렇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와 중앙환기 구조의 현대식 건물은 회사원들의 피부와 눈을 괴롭히는 최악의 환경이다. ‘피부건조증’을 비롯해 눈이 심하게 충혈되고 뻑뻑하게 만드는 ‘안구건조증’을 발생시키거나 더 악화시키기 쉽다.
가려움증, 허벅지부터 시작 온몸으로
피부건조증은 가려움으로 시작해 피부 표면의 미세한 각질이 일어난다. 비늘 같은 각질이 떨어져 나오며 피부가 거칠어진다. 가려움을 참지 못해 긁으면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심하면 피부가 갈라지고 피가 난다.
피부건조증은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가 연일 계속되면 잘 나타난다. 15~20%의 각질층 정상 수분 함량이 10% 이하로 내려가 각질층이 영향을 받게 된다. 또한 뜨거운 물 목욕은 지방을 씻어낸다. 그만큼 수분이 빨리 증발해서 피부가 쉽게 건조해진다. 정전기 등으로 피부에 자극이 가기 때문에 피부건조증이 더욱 악화되기 쉽다.
을지대학병원 피부과 이중선 교수는 “피부건조증은 원래 50대가 넘으면 피부가 노화하면서 표피가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져 생기는 질환”이라며 “겨울철의 건조한 날씨를 비롯해 과도한 난방시설, 건조한 주거 생활환경, 목욕물의 온도, 잦은 사우나 등 잘못된 목욕습관 때문에 젊은 층에서도 흔히 나타난다”고 말했다.
식초·소금물 바르면 오히려 악화
가렵다고 피부를 심하게 긁으면 그 부위에 상처가 생기면서 세균감염이 돼 곪거나 습관성 피부질환으로 발전할 우려가 높다.
이런 상태를 건성 습진이라고 한다. 피부 표면의 기름막이 손상돼 피부는 더욱 건조해지고 가려움증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하게 된다.
대표적인 피부병으로는 건선과 아토피성 피부염 등이 있다. 이들은 며칠, 몇 개월 만에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이다. 장기적인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충분한 보습제를 사용하면서 잘못된 목욕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목욕은 일주일에 2～3회로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물도 피부의 지방성분을 씻어내 좋지 않으므로 38～40℃가 적당하다.
또 세정력이 강한 비누의 사용을 자제하고 유아용 비누나 보습기능이 있는 비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때밀이 수건으로 피부를 박박 문지르는 것은 오히려 피부상태를 악화시키므로 금물이다. 목욕을 한 후에는 물기가 남아있을 때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서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보호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각질이 보기 싫다고 무리하게 벗기면 피부가 더 심하게 상한다. 손상된 피부에 식초나 소금물 등을 바르면 자극을 줘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이중선 교수는 “요즘같이 건조한 날씨에는 보습제를 평소 사용량보다 1.5배정도 충분히 자주 바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며 “피부건조증이 오래 되거나 가려움증이 심하고 긁어서 피부염이 생길 정도라면 의사를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장시간 컴퓨터 작업…안구건조증 악화
컴퓨터 사용률이 급증하고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눈이 뻑뻑하다’는 초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안구건조증은 바람이 많이 불거나 건조할 때, 먼지나 연기를 쐴 때, 난방기를 사용할 때 증상이 심해진다. 또한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날은 눈물 분비가 더 안 되는 경향이 있다. 독서, 컴퓨터 작업, TV시청 등에 장기간의 응시로 인해 눈 깜박임이 줄어들면서도 많이 발생한다.
일반안약 사용, 녹내장·백내장 유발할 수도
안구건조증의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치료방법은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눈물(인공누액)을 점안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공누액은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약이 아니다. 부족한 눈물을 임시로 보충해주는 역할만을 하기 때문에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마음대로 중단해서는 안된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계속해서 사용해야 한다.
을지대학병원 안과 신창현 교수는 “인공누액 대신 일반 안약을 처방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눈물의 중요 성분을 씻어내므로 좋지 않다”며 “일반 안약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는 경우 녹내장, 백내장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키려면 충분한 수분의 흡수를 위해 하루 8~10컵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또 평소 모니터를 볼 때 눈을 자주 깜박이거나 먼 곳을 바라보며 눈에 들어갔던 힘이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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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