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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도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큰 추위가 없었다. 예년에는 2월이나 3월에 두어 번은 늦추위가 찾아들곤 했는데 올해는 아무래도 그러지 않을 것 같다. 기상청에 따르면 2월의 마지막 주인 이번 한 주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기온이 될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와 (사)한국의길과문화는 ‘걷기여행길 평가단’을 구성해 매월 ‘이달의 추천길’ 10곳을 선정한다. 추천길은 계절적 특성을 반영한다. 이번 달은 봄방학을 맞이해 걷기 좋은 여행지로 문화유적답사와 겨울풍경이 있는 여행지 등을 테마에 맞춰 선정했다. 

 

‘이달의 추천길’에 선정된 길은 걷기여행길 홈페이지(http://www.koreatrails.or.kr)를 통해 지도와 함께 자세한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궁궐 세 곳과 종묘를 걷는 코스로 고궁의 뜰과 숲을 거닐며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여행 코스다.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에서 시작해 조선궁궐의 원형이 잘 보존된 창덕궁과 그 후원인 비원을 거쳐 창경궁을 거닌 후, 역대 왕과 왕비들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걷기를 마무리한다. 여행 전 궁궐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창덕궁의 후원(관람 소요시간 90분)은 사전예약을 해야 입장과 함께 해설을 들을 수 있는 만큼 창덕궁 홈페이지(http://www.cdg.go.kr)에서 사전예약을 하고 출발해야 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궁일이며 매표 및 입장시간(2월 기준)은 오전 9시~오후 5시다. 매주 일요일 종묘와 궁궐에서 우리궁궐길라잡이의 안내와 해설을 받을 수 있다.

 

거리: 8.6Km, 소요시간: 3시간 30분(해설 시간 제외), 코스경로 : 경복궁~국립민속박물관~종로문화원~창덕궁~창경궁~종묘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가볍게 나들이 떠나기 좋은 곳이다. 서쪽의 다섯 왕릉이 모인 서오릉은 사극의 단골 주인공들이 모인 만큼 이야깃거리가 많아 친숙하게 다가오는 장소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왕릉과 소나무 숲길을 따라 시간여행을 떠나기 좋은 곳이다. 조선 제19대 왕 숙종과 계비 인현왕후, 두 번째 계비 인원왕후의 능인 명릉은 매표소 반대방향에 있으니 놓치지 말자.

 

거리: 4.4Km, 소요시간: 2시간, 코스경로 : 명릉~수경원~익릉~산림산책길~창릉~홍릉~경릉~순창원

 

고마나루는 공주의 옛 지명이다. 이곳은 금강 및 연미산을 포함한 무령왕릉 서쪽으로 전개되는 낮은 구릉지대와 금강변 나루 일대로 공주의 태동지이자 곰과 인간에 얽힌 전설이 내려오는 유서 깊은 명승지다. 공산성~무령왕릉~국립공주박물관~고마나루 구간은 이 길의 하이라이트로 문화유적답사 구간으로 제격이다.

 

거리: 14Km, 소요시간: 4시간 30분, 코스경로 : 한옥마을~공주박물관~무령왕릉~제민천~산성시장~공산성~금강교~연미산자연미술공원~공주보~한옥마을

 

 

풍경이 아름다운 춘천행 전철을 타고 전철여행과 걷기여행을 함께 하는 여행이다. ‘물깨말’ 강촌은 구곡폭포를 중심으로 하는 관광지로 자연풍광이 좋아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나훈아의 노래 ‘강촌에 살고 싶네’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춘천 의병장 습재 이소응이 ‘숨어살기 좋은 곳’이라고 했던 문배마을이 있으며 봉화산, 검봉산 등 여러 개의 등산코스도 있다. 연계코스를 이용하면 가정리 유인석 유적지를 만난다. 이 마을에는 무기제조창, 여성의병 윤희순의 가옥 등 의병활동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거리 : 8.1km, 소요시간: 3시간, 코스경로 : 구곡폭포 주차장~봉화산길~문배마을~구곡폭포 주차장

 

고려시대부터 봉수지로 활용된 소이산은 작지만 큰 산에 버금가는 조망권을 갖고 있고 철원의 모든 역사를 품고 있는 철원의 대표 명산이다. 한국전쟁이후 민간인 통제구역에 갇혀 수십 년간 일반인의 발길을 거부하며 때묻지 않은 자연 생태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녹색길 일부 구간은 지뢰지대라는 위협적인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아름답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꽃에 비유해 “지뢰꽃길”이란 세부 길이름을 부여했다. 봉수대 오름길을 따라 소이산 정상에 도착하면 한눈에 철원평야와 평강고원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잡고 있다. 원점회귀형 코스여서 부담이 적다.

거리 : 4.8km, 소요시간: 1시간 30분, 코스경로 : 소이산입구~지뢰꽃길~생태숲길~봉수대오름길

 

 

삼국시대에 쌓은 성벽이 있었던 괴곡성벽길은 ‘산삼을 캔 심마니가 적지 않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세 가구가 마을을 이룬 다불리는 충북의 하늘아래 첫 동네다. 아직도 소와 함께 농사를 짓는 이 동네에서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구불구불한 길은 자드락길(나지막한 산기슭에 경사지게 있는 좁은 길)의 백미를 느낄 수 있다.

 

거리 : 9.9km, 소요시간 : 4시간, 코스경로 : 옥순봉~뱃길(옥순대교 중간 부분)~사진찍기좋은명소~농막~지곡리 정상(403봉)~지곡리 나루터

 

 

정읍사오솔길은 소나무와 시누대 숲으로 이뤄진 산행구간(제1코스), 수려한 내장호 수변데크 길(제2코스), 정읍천변을 자전거로 타며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자전거길(제3코스)로 조성된 원점회귀형 길로 도심인근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제1코스인 시누대 소나무 숲길은 백제가요 정읍사를 주테마로 해 정읍의 역사와 문화를 가미한 스토리가 있는 웰빙숲길과 탐방프로그램으로 조성했다. 만남과 환희, 고뇌, 언약, 실천, 탄탄대로, 지킴을 소주제로 나눠 인생역정을 담아냈다.

 

코스의 시작은 정읍의 9경 중 하나인 정읍사 공원에서 시작되는데 공원 아래 샘골약수터가 있어 약수를 물병에 담아 오솔길을 걸을 수 있다. 공원에서 내려와 도로를 지나 월봉등산로를 만나면 본격적인 오솔길이 시작된다. 오솔길은 구간마다 테마가 있는데 그중 한 번쯤 머물며 소원을 빌게 되는 곳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두꺼비바위다.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은 1코스와 2코스를 연계해 여행하면 더욱 좋다.

 

거리 : 6.4km, 소요시간 : 3시간, 코스경로 : 정읍사 공원~천년고개~월영마을~내장산 문화광장

 

 

대왕암길은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전국의 52개 걷기 좋은 해안길로 선정된 길이다.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 ‘제2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울기(蔚崎)에 자리하고 있다. 이 길은 국내 해안길의 운치와 각양각색 바위들의 이야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노선으로 대왕암공원 입구에서 바깥마구지기를 시작으로 안마구지기, 해맞이전망대, 용추암 등을 거쳐 슬도 소공원 등대에 이르는 4km의 해안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다.

 

또한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등이 있어 국내 해양산업과 경제 발전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거리가 길지 않고 난이도도 쉬워 누구나 쉽게 여행할 수 있는 코스다.

 

거리 : 3.6km, 소요시간 : 1시간 20분, 코스경로 : 대왕암 공원관리소~안막구지기~대왕바위~고동섬 전망대~슬도 등대

 

 

소매물도는 가고싶은 섬으로 익히 유명세를 타고 한 해 4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통영 최고의 섬이다. 소매물도에 도달하면 배에서 내린 모든 사람들이 마을 가운데로 난 가파른 포장길을 올라간다. 이 길을 따라 20분을 걸으면 폐교가 나타나고 벤치 옆 이정표가 세워진 삼거리에 닿는다. 그런데 이곳까지 에둘러 돌아가는 길이 있다. 바로 소매물도 등대길이다.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난 등대길을 따르면 소매물도의 또 다른 비경을 만날 수 있다.

 

이어지는 길에는 천연기념품 후박나무숲과도 만나며 소매물도 최고의 전망 포인트인 망태봉을 볼 수 있다. 망태봉 정상 직전에는 옛 감시초소인 관세역사관을 관람할 수 있다. 섬기행은 해양날씨에 따라 배편이 유동적이므로 여행일정을 충분히 잡아야 한다.

 

거리 : 3.1km, 소요시간 : 2시간, 코스경로 : 소매물도 마을~분교~소매물도 등대~남매바위~소매물도 마을

 

 

영덕하면 영덕대게다. 영덕을 대표하는 특산물인 대게는 지금 시기가 가장 맛이 좋다. 푸른 동해를 끼고 있는 작은 어촌마을을 따라 제철에 만나는 식도락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해맞이공원에서 바닷가 쪽으로 난 길을 통해 작은 산을 하나 넘으면 해파랑길 21코스(블루로드 제B코스)에 다다른다.

 

또한 50여 가구가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며 일궈가고 있는 작은 어촌 경정3리 마을 중심엔 오메 향나무가 풍채를 자랑하며 서 있다. 이곳은 대게들의 가장 좋은 서식지로서 타 지역보다 맛과 질이 단연 우수하다. 또한 타 지역에서 잡은 대게를 들이지 않는다.

 

직접 잡아들인 대게를 겨울부터 봄까지 횟집에 팔고 전국 각지로 배송도 한다. 블루로드 다리를 지나 죽도산 전망대에서 축산항 일대 전체를 조망하는 기분은 가슴이 뻥 뚫리는 그 자체다.

 

거리 : 12.2km, 소요시간 : 4시간 30분, 코스경로 : 영덕해맞이공원~경정해변~대게원조마을~축산항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