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복하게 눈송이가 내려앉은 듯 억새꽃이 만개했다. 산등성이에 넓게 펼쳐진 억새밭은 그 자체가 바로 가을 모습이다.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억새밭을 제대로 보는데는 923m 높이의 명성산이 최고다. 숲이 내뿜는 피톤치드에 온몸이 정화되는 기분마저 든다. 색을 갈아입기 시작한 나뭇잎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 새 억새꽃 장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람이라도 불면 바스락거리는 억새풀 소리에 귀가 즐겁다. 일렁이며 파도치는 억새 물결에 눈도 즐겁다. 억새밭 한가운데 서 있으면 한 폭의 그림이다. 높고 푸른 가을하늘 아래 사각거리는 억새꽃을 담기에는 카메라 앵글도 작게만 느껴진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놀림은 급하지 않아도 된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거닐다보면 예술 작품이 뚝딱 탄생하기 때문이다.
빨갛고 노랗게 알록달록 예쁜 꽃은 아니지만 은빛 군무에서 억새만의 매력이 돋보인다. 쨍한 햇볕보다는 뉘엿뉘엿 기우는 노을과 더 잘 어울린다. 우리나라 5대 억새군락지로 손꼽힌다는 얘기가 괜한 말이 아니다.
매년 10월이면 억새가 관광객을 맞이한다. 경기도 포천 명성산, 산정호수 일대에서는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동안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열린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의 포천 지역 날씨는 대체로 맑겠다. 케이웨더 박선우 예보관은 “12일과 14일에는 대체로 맑겠고, 13일에는 구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기온은 8~9℃ 정도로 쌀쌀하겠다. 낮 최고기온도 20~21℃로 선선할 전망이다. 일교차가 10℃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해 옷차림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명성산에 오를 계획이라면 투습과 통풍이 잘되면서도 보온이 뛰어난 등산복을 착용하는 것이 좋겠다. 산정호수 등지에서 오후 늦게까지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보온성이 좋은 옷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등산하면서 호수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도 드물다. 산정호수를 낀 명성산은 보기 드문 절경을 자랑한다.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명성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산정호수 옆 상동 주차장에서 등룡폭포, 약수터를 지나 팔각정까지 올라가는 길과 자인사에서 시작해 나무계단을 지나 팔각정에 도착하는 길 등 여러 가지다. 억새꽃 군락지는 팔각정 가기 전, 궁예약수터 인근에 위치한다. 자인사에서 출발하는 길에서는 볼 수 없으니 미리 등산로를 확인해야 한다.
억새꽃 축제는 억새 구경이 전부가 아니다. 축제의 주제가 ‘자연과 사람을 품에 안은 즐거운 축제’이기 때문에 산과 호수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다린다. 산정호수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음악회는 색다른 가을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한다. 축제 기간 내내 진행되는 산정호수 음악회는 국악, 합창, 아프리카 민속공연, 노래자랑 등 즐길거리가 많다.
명성산 팔각정과 등룡폭포에서는 산상 음악회가 열린다. 오카리나, 풀피리, 아쟁, 바이올린 등 다양한 선율 덕분에 등산의 피로가 싹 가신다.
주말과 휴일인 13일과 14일 저녁에는 불꽃놀이가 진행된다. 13일에는 저녁 8시 5분, 14일에는 오후 6시 40분부터 각각 열린다. 특히 일요일인 14일에는 풍등 날리기도 함께 진행되면서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가족과 연인, 친구들끼리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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