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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이 없는 깡통 속에 불붙인 마른 나무를 집어넣는다. 철끈을 매단 깡통이 빙빙 돌며 까만 어둠 속에 붉고 동그란 원을 그린다. 휘익 소리와 함께 멀리 던지면 마른 논이 활활 타오른다. 이번에는 칠석이네 논을 태울 차례다. 아이들의 쥐불놀이가 끝나고 난 아침에는 동네 마당 마당마다 이불이 걸리곤 했다.
이번 주말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의 추억을 선물하자. 함양군에 가면 계절별 전래놀이를 즐길 수 있다. 도시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청정자연 ‘겨울 놀이터’를 소개한다.
경남 함양 안의면에 자리한 다송헌에서는 우리 고유의 전래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다송헌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놀이 100가지>의 저자인 이철수 씨가 만들었다. 맑은 남강 앞에 자리한 이곳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높은 바람개비가 방문객을 반긴다. 잘 다듬어진 정원에는 온갖 야생화들이 어울린다. 겨울이라 전부 볼 수 없어 다소 아쉽다. 항아리로 만든 정겨운 오양의 조형물, 원두막도 운치있다. 그네와 표주박, 솔방울, 땅콩, 도토리 등으로 만든 장난감은 동화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다송헌의 자랑은 체험 프로그램이다. 다송헌에 머무는 동안에는 지루할 겨를이 없다. 대나무 소리통 만들기, 호두 거북이 만들기, 아이스바 고무총 만들기 등 하루가 짧다. 굴렁쇠, 죽마, 투호, 활쏘기 등 전래놀이도 이색적이다.
계절별 체험을 즐기는 것도 다송헌만의 자랑이다. 봄이면 나무로 곤충 만들기, 진달래 화전 및 꽃도장 찍기, 보리짚 공예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여름에는 다슬기잡기, 봉숭아 물들이기 등, 가을에는 밤 줍기, 수수깡 공예, 도토리 인형 만들기, 겨울에는 썰매 만들어 타기, 연 만들기 등 헤아리기도 힘들다.
패키지로 묶어 체험하기도 가능하다. 겨울에는 썰매타기와 쥐불놀이, 만들기 3가지, 숲 체험을 묶어 하루 동안 경험한다.
부대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황토방에서는 차 한잔과 함께 온돌문화를 풍미한다. 습지의 아기자기함을 간직한 다송헌 연못을 비롯해 5인 가족용, 20~70명 동시 수용이 가능한 숙박시설 등도 준비되어 있다.
다송헌은 주변 여행지와도 가까워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 다송헌이 자리한 안의면은 약초로 유명한 곳. 심마니와 지리산, 덕유산 골짜기를 제집 드나들 듯 드나드는 약초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2006년 안의장터에 문을 연 ‘함양토종약초시장’에 가면 함양에서 캔 약초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약초시장에서 반대방향으로 20여 분 가면 용추계곡 가는 길이다. 울창한 원시림과 바위가 어울린 풍경은 함양의 자랑이다. 이외에도 연암 물레방아 공원과 용추폭포도 다송헌에서 멀지 않아 함께 즐기기 좋다.
 정다운 기자 jdw2218@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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