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이익 보면 된다’는 일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의 이기심이 전체 가입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병원 치료비의 개인 부담을 줄여주는 실손보험의 특성을 이용해 마구잡이 병원행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이는 결국 손해보험사의 손해율을 높여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대다수 가입자들은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형국이다.
실손의료보험은 병원 치료비 중 건강보험으로 처리된 비용 외 나머지 금액을 80~100%까지 보장해 주는 상품이다. 이런 구조를 이용해 ‘물리치료’ 명목의 마사지, 건강관리를 위한 수액 처방을 받는 등 치료가 아닌 컨디션 관리 목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까지 생겨나고 있다.
보험사들은 높아진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중)을 메꿔야 한다며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몇 년 새 보험사 손해율은 크게 증가했다. 상해실손보험의 경우 2007년 78%대였던 손해율이 2010년 104%대로 상승했다. 질병실손보험도 89%대에서 103%대로 손해율이 상승했다. 2011년 3분기 실손의료보험 관련 손해율은 11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실손의료보험료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인상되기 시작, 오는 4월부터는 신규가입 실손보험료가 최대 40%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구잡이로 병원을 가는 일부 가입자들 때문에 대다수 보험 가입자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가입자들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손해를 전적으로 고객에게 떠넘기는 보험사들에도 문제가 있다. 2009년 실손보험 보장한도가 100%에서 90%로 줄어드는 것을 앞두고 역마진을 감수하며 경쟁적으로 상품을 팔았던 것도 손해율을 높인 원인이라는 것. 또한 지나치게 까다로운 보장 조건 때문에 필요도 없는 마취나 입원을 하는 경우까지 있어 보험사들의 상품 보장 내역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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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