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위태롭다. 악재가 줄줄이 겹쳐 사태 수습에도 힘이 벅찬 모습이다. 폭설이 내린 산간지방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형국이다.
농심의 첫 실패는 지난해 4월 ‘신라면블랙’ 출시다. 비싼 가격과 과장광고로 공정위 철퇴를 맞았다. 결국 농심은 국내 생산 철수를 결정했고, ‘신라면블랙’은 해외시장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하얀국물 라면 열풍을 예측하지 못하고 빠른 대응에도 실패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해 1월부터는 일부 소매업체에서 ‘농심 제품 안 팔기’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농심이 라면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매점 매입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농심의 악재는 다른 곳에서도 터졌다. 농심이 판매해 왔던 ‘제주 삼다수’ 생수 판매권 문제와 관련해 제주도개발공사와 법정 분쟁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제주개발공사는 농심측에 유통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하지만 농심측은 음료사업 핵심 제품인 삼다수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농심의 증권가 매력도는 현저히 폭락했다. 농심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지난 9일 닭고기와 돼지뼈로 우린 ‘후루룩 칼국수’를 출시했다. 하지만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이 점령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을 예전처럼 끌어오리긴 늦었다는 시장분석이 우세하다.
라면 시장 절대강자로서 체면을 구긴 농심. 2012년 재도약을 위해 흑룡을 닮은 검은라면 출시를 기대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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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