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그룹이 새해를 태풍을 앞둔 흐린 날씨로 시작했다. 창립 59년만에 시무식이 취소되고 15조원 투자계획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비가 오기 직전의 흐린 날씨와 같은 양상을 띄고 있다.
새해 첫 월요일인 1월 2일, SK 본사는 고요했다. 195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신년교례회가 열리지 않았다. 그룹 임원인사, 회장 신년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검찰의 고강도 수사에 SK그룹 임원들도 사실상 비상사태다.
SK 그룹은 최근 인수한 하이닉스 반도체 설비 확충 등 15조원의 투자를 실시할 계획을 표명했었다. 2010년도 투자금 10조5000억원보다 무려 43%가 증가한 금액이다. 창사 이래 최대규모다. 하지만 검찰수사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다.
최 회장이 당장 25일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여할 지도 미지수인 가운데 글로벌 경영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추진해야 하는 해외 사업 역시 정체돼 있다. 친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까지 구속되어 큰 충격에 빠진 최 회장의 오너십 복귀는 미지수다.
최회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초미의 관심사다. 불구속기소가 돼도 재판 준비 등으로 순탄한 경영은 힘들 것이라는게 재계의 예측이다.
이에 전경련 등 주요경제단체들은 선처를 당부하고 나섰다. 검찰에 보낸 공동탄원서를 통해 “최 회장은 중국 등 세계 경영의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고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며 “재계 3위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검찰에 사법처리되지 않도록 선처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회장은 SK그룹 계열사의 투자금 중 일부를 개인적인 선물투자 등에 유용한 혐의가 추정되어 지난해 11월부터 공개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최재원 SK그룹의 부회장을 구속기소하고 최태원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사진 SBS 뉴스 캡쳐>
 정다운 기자 jdw2218@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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