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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업체 고려개발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이 난기류를 맞아 공기의 흐름이 불규칙하게 변하고 있다.
모기업인 대림산업이 고려개발의 워크아웃을 밀어붙인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채권단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구름이 잔뜩 낀 계열사를 쳐내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대림산업은 약정 금액의 배 이상을 지원해 호우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고려개발 채권단은 제1차 채권금융기관 회의를 오는 12일 열어 고려개발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고려개발에 대한 금융권의 신용공여액은 직접대출과 시행사 지급보증 등을 합쳐 7천억원가량이다.
2천500억원을 빌려준 농협이 주채권은행이며 국민은행(2천억원), 외환은행(1천억원) 등이 채권단에 속해 있다.
현행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채권단의 75%가 동의해야 워크아웃을 시작할 수 있다. 농협, 국민은행, 외환은행이 모두 동의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채권단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일방적인 워크아웃 신청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시선도 보낸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지난 3일 “대림산업을 보고 그 계열사인 고려개발을 믿어준 것인데 워크아웃을 하게 되면 은행은 물론 고객에게도 피해가 간다”고 말했다.
고려개발은 올해 채권단의 정기 신용평가에서 대림산업의 지원을 전제로 ‘B등급’을 받아 집중호우에서 비켜갔다.
하지만 4천50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저기압의 영향권에 들었다. 결정적으로 3천600억원 규모의 용인 수지구 성복동 PF 대출이 소나기를 맞았다. 10월부터 연체돼 유동성 압박에 시달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지원 약정금액 1천5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3천억원 이상을 고려개발에 쏟아 부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한계점에 다다랐다”며 결코 ‘꼬리 자르기’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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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