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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벌그룹들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뚜렷한 날씨를 보였다.
유럽에서 불어온 재정위기로 인한 악천후 속에서도 실적 개선에 성공한 그룹이 있는가 하면 사상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서 비가 내리는 그룹도 있다.
◇ SKㆍ삼성 ‘햇빛’ ' LGㆍ한진 ‘비’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0대 재벌그룹 중 상장 계열사의 3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SK그룹이다.
SK그룹 상장 계열사 5곳의 순이익 합산치는 2조2천10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72.12% 증가하며 해가 쨍쨍 났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순이익이 506.23% 급증해 고기압의 전선을 이끌며 그룹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보인 것은 석유화학 부문의 업황 호조 때문으로 분석됐다.
SK그룹 다음으로 날씨가 좋은 곳은 삼성그룹이다.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10곳의 순이익은 모두 합해 4조28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12%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룹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불안한 정보기술(IT) 업황에도 순이익 감소가 1.84%에 그쳤다. 삼성물산(41.56%)과 제일모직(33.02%)은 순이익이 대폭 늘어나 맑은 날씨를 형성했다.
반면 LG그룹은 비가 내렸다. 아직 3분기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지주사 LG를 제외한 이 그룹 상장 계열사 10곳의 순이익 합산치는 4천257억원 적자였다.
증권업계의 LG에 대한 3분기 순이익 예상치인 3천102억원을 더해도 LG그룹은 1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면하지 못한다. LG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순이익 합산치가 적자로 돌아서 비가 내린 것은 그룹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멈추지 않은 비가 내린 것이 그룹 전체 실적 악화의 주원인이었다.
LG화학은 순이익이 6.59% 감소하는 데 그쳐 선방했지만, 그룹 차원의 쏟아지는 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진그룹도 2007년에 순이익에서 1천762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2008년에 1천7252억원, 2009년 1조4천366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흐린 날씨를 면치 못했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