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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해피아, 관피아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기상청은 이러한 비판도 아랑곳 없이 전직 기상청장과 차장이 이사장과 원장으로 있는 기상기후아카데미에 교육 관련 사업을 모두 몰아주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이 아카데미는 교관이 없는데도 있다고 허위로 신고한 사실이 적발돼 교육훈련기관 지정이 취소됐다.

 

국회와 감사원의 잇따른 지적에도 불구 기상청의 관피아 행태가 여전하다. 10일 기상청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기상마피아’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불공정 계약, 퇴직직원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기상청이 교육 관련 사업을 모두 몰아주는 곳이 바로 (재)한국기상기후아카데미(이하 기상기후아카데미)다. 이곳은 전 기상청장이 이사장으로 있고 1대와 2대 원장 모두 전직 기상청 차장 출신이다. 특히 기상기후아카데미가 허위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이 적발됐음에도 기상청은 수억원대 용역사업을 몰아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인영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상기후아카데미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기상청으로부터 126개의 용역계약을 체결해 사업을 대행했으며 총 52억5천만원을 받았다.

 

2010년 첫 해 용역계약은 3억30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14년 상반기에만 15억원으로 늘어 최근 4년간 400% 이상 급증했다.

 

특히 전체 용역계약 126개 가운데 82%인 104개가 수의계약으로 드러나 일감 몰아주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울러 교육·훈련기관과는 관련이 없는 사업까지 도맡았다. 기상기후아카데미는 교육훈련기관으로 지정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기상의 날’ 행사 사업을 수행하면서 3억원이 넘는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이 의원은 “기상의 날 행사는 모든 프로그램을 기상청 내부 직원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벤트 업체에 실무적인 부분만 용역을 맡기면 될 것을 관련 없는 기상기후아카데미에 용역을 맡겼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2011년부터 감사원과 국회가 수차례에 걸친 시정 요구에도 아랑곳없이 기상청이 발주한 43억원대의 교육용역계약 75건 ‘모두’ 기상기후아카데미에게 돌아갔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감사원은 지난 7월 기상기후아카데미가 교육훈련 기관 지정을 신청하면서 교관이 없으면서도 교관이 있는 것처럼 허위 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을 적발해 교육훈련기관 지정을 취소할 것을 기상청에 요구했다.

 

 

기상청은 4년간 자격도 없는 부정 업체에 52억원에 달하는 용역계약을 몰아준 것도 모자라 지정취소 요구가 있기 전인 올해 2월 합법적인 수의계약이 가능한 위탁기관으로 지정하려 시도했다가 감사원에서 지적을 받아 청·차장 결재 직전에 취소됐다.

 

기상청의 눈물겨운 기상기후아카데미 챙기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기상기후아카데미는 2011년 3월부터 정부기관인 기상청 건물 내부에 40평(129㎡) 크기의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지만 임대료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사무실, 매장형 상권 임대동향’에 따르면 강남지역 등 비싼 곳을 제외한 평균임대료는 ㎡ 당 1만4000원 수준으로, 이를 기상기후아카데미 사무실에 적용하면 평균 180만원의 월세를 내야 하지만 기상기후아카데미는 절반도 안 되는 84만원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아울러 기상청의 기상기후아카데미에 대한 특혜는 지정취소 직전까지 계속됐다. 지난 7월 감사원의 지정 취소 요구 이후 기상청은 10월2일 교육기관 지정을 취소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상청은 부적격 업체임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9월17일 1억610만원에 달하는 ‘외국인 기상예보관 초청연수 용역사업’ 용역계약을 체결해 마지막까지 기상기후아카데미를 챙겨줬다.

 

이에 대해 이인영 의원은 “기상청이 이상하리만큼 기상기후아카데미를 특혜를 주는 것은 이곳의 이사장이 전직 기상청장이고 원장은 기상청 차장, 본부장은 기상청 과장 출신이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라며 “전형적인 퇴직 공무원 봐주기, 관피아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우원식 의원은 “결국 기상청 고위직들을 위한 재취업 장소를 하나 더 만든 격”며 “감사원 지적 후 2개월 만에 또 다른 용역을 체결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고윤화 청장은 “정당한 입찰을 거쳤다”라며 “문제가 다소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기상청의 교육과정이 많아서 계약이 증가한 것이다. 계약 증가율이 높지만 액수는 그리 많지 않다”라며 문제가 없다는 식의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계속되는 의원들의 질타에 고 청장은 “교육기관에서 취소된 이상 나가달라고 구두로 통보했다. 일회성 사업에 대한 계약도 하지 않겠다”라며 “그동안 기상기후아카데미와 관련해 다소 부적절한 면이 있었다”라고 시인했다.

 

 온케이웨더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