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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지역에 설치된 윈드프로파일러(WAMOS). 케이웨더는 매년 기상청의 윈드프로파일러 관측망 구축 사업에 따라 시스템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사진=케이웨더 홈페이지>
기상청이 민간기상사업자가 수행해왔던 사업을 가로채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 조직을 키우고 있어 결과적으로 민간기상산업 발전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상청은 기상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된 진흥원이 자신들의 업무를 위탁 받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그 같은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대표 김동식)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이 주장하며 “최근 진흥원으로부터 기상청이 운영하는 ‘연직바람관측장비’ 9개소에 대한 유지보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진흥원은 지난 11일자 공문을 케이웨더에 보내 “6월 30일로 연직바람관측장비 유지보수용역을 해지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것.
연직바람관측장비는 윈드프로파일러로도 불리며 고층(지상~10km)의 풍향·풍속을 관측하는데 쓰인다. 케이웨더는 지난 2006년부터 이 장비의 제조사인 프랑스 D사의 국내 대리점으로서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해 왔다.
또한 진흥원이 D사에 케이웨더 대신 자신들과 사업을 같이 하자는 제안까지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케이웨더 관계자는 “진흥원이 기상청 장비의 유지보수 계약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점을 이용해 최근 장비 제조사인 D사에 이메일을 보내 케이웨더 대신 진흥원과 사업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며 “이는 민간기상사업자의 사업 가로채기가 도를 넘어 섰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흥원이 케이웨더와 맺은 유지보수 계약에는 해당 계약을 해지·변경해야 하는 경우에는 양측이 상호 서면합의토록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차기 유지보수 용역 계약체결 시까지 계약을 연장한 바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진흥원은 ‘2014년 연직바람관측장비 유지보수용역’ 입찰에 사업자가 참여하지 않아 유지보수 용역을 수행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주장까지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웨더측은 “2014년도 유지보수용역 사업 입찰 과정에서 유사 기상장비인 레이더의 경우 전년에 비해 배정예산이 증액된 것과는 달리, 유독 연직바람관측장비는 점검 항목이 동일함에도 타당한 근거 없이 배정예산이 전년대비 약 60%로 크게 삭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케이웨더는 “사업자가 최소한의 유지보수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전년 수준의 예산을 요청했으나 결국 거절당해 사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어져 부득이 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비용을 투자해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제조사에 대한 교육 및 지속적인 직원 훈련을 통해 안정적인 유지관리를 해왔는데 하루아침에 계약해지를 당해 해당 인력 4~5명을 해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케이웨더 관계자는 “최근 기상청 관측정책과는 연직바람관측장비가 설치돼 있는 지방기상대에 기존 계약자(케이웨더)가 유지보수를 할 수 없도록 해당 장비에 접근을 못하게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결국 기상청은 (올해) 예산 절약 명분으로 해당 장비 유지보수 예산을 사업자가 수행할 수 없도록 대폭 삭감해 사업자의 무응찰로 입찰이 유찰되면 이를 진흥원이 직접 수행토록 하는 단계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진흥원이 그동안 민간사업자들의 사업영역을 침범해 수행하고 있는 유지보수 용역을 내년(2015년)까지 기상사업자에게 이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기상사업자 간담회에서 ‘진흥원의 유지보수 수행 분야를 현재의 지상관측장비에서 고층까지 확대해 맡도록 할 계획’임을 밝혀 사업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기상업계 관계자들은 “‘갑’의 위치에 있는 기상청과 진흥원이 민간사업 영역인 유지보수 사업을 빼앗기 위해 일방적인 해지에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기상산업을 육성하고 민간사업을 지원해야 할 진흥원이 사업자가 발굴한 해외 제조사를 가로채려는 행위까지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2007년 기상산업을 진흥할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은 2009년 12월 ‘기상산업진흥법’ 시행으로 2010년 1월 법정기관으로 재출범했다. 2013년에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됐으며, 설립 초기 5명에서 현재 130명이 넘는 기관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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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