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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과 중소 민간기상업체인 케이웨더가 기 납품된 라이다(LIDAR)의 재검증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라이다는 적외선으로 공항의 순간 돌풍 등을 감지해 공항 관제시설 등에 경고하는 장비다. 대당 가격은 15억~20억 원 정도로, 기상청이 2011년부터 입찰을 거쳐 이 장비 2대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논란에 휘말렸었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작년 9월 취임 후 라이다 납품 비리 의혹과 관련, 객관적인 외부 전문가를 동원해 장비 성능을 전면 재검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기상청이 재검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검증 업무를 주관하는 기상청 담당자는 물론 재검증 전문가로 추천된 인사들마저 과거 라이다 장비 입찰 당시 탈락업체와 유착관계가 의심되는 인사라는 주장이 언론 등을 통해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기상청의 재검증 관계자 선임 방식이 부적절하다며 케이웨더가 반발하자 기상청은 케이웨더와 라이다 제작업체인 프랑스 레오스피어사에 공문을 보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공문은 불공정한 재검증 전문가 선정 방식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언론에 전문가 명단을 유출한 것이 부적절하다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기상청은 조선일보 보도 해명자료를 통해 “이번 주 중 레오스피어사에 대한 최종 확인 과정을 거쳐 (재검증 전문가 구성에) 진전이 없는 경우 즉시 조달청에 계약 해제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케이웨더 관계자는 “재검증 주관자와 기상청 추천 재검증 전문가가 부적절하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해 정보를 먼저 유출한 사실이 없으며, 언론의 정상적인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것”이라며 “취재 활동으로 밝혀진 것을 두고 사과를 하라거나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언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케이웨더는 “라이다 재검증은 공정한 주관자가 객관적인 전문가를 추천해 선정해야 한다”며 “기상청의 재검증 추진 목적은 민사소송을 지연하고 형사 고발된 항공기상청 직원들의 혐의를 감추기 위한 방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12월 문제가 된 공항기상장비 라이다(LIDAR) 사업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케이웨더와 레오스피어사에 객관적인 외부 전문가를 통해 항공기상청에서 요구하는 규격이 적정한 것인지 확인하는 등 라이다 성능을 재검증하자고 제안했다. 또 1월에는 예정된 물품대금청구 소송의 결심을 연기요청하기까지 했다.

 

케이웨더 관계자는 “그 후 2개월간 아무런 진행이 없다가 해당 소송 변론기일 약 1주일 전에 재검증을 진행하자며 외부 전문가 2인을 추천해 왔지만 이들은 탈락업체와 관련있는 인물들로 확인됐다”며 “납득할 수 있는 재검증 주관자와 전문가를 추천해 재검증이 객관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재검증 주관자를 교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상청은 일부 언론에 “라이다 장비 관련 업무가 워낙 복잡하고 내용을 아는 사람이 적어 해당 직원을 당장 교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도 케이웨더는 “기상청이 재검증 주관자로 내세운 항공기상청 모 과장은 주로 전산담당 분야에 근무한 공무원”이라며 “지난해 기상청 고위간부가 ‘항공기상청에 라이다 전문가가 없다. 장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한 발언에서 보듯 라이다 장비 업무를 다룰 수 있는 전문가라고 믿기 어렵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케이웨더는 또 "항공기상청 해당 과장은 2013년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탈락업체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검사검수에서 케이웨더가 설치한 라이다를 부적합으로 만들기 위해 기상산업진흥원에 압력을 가하는 등 탈락업체와 유착 의혹이 제기됐던 사람"이라며 "검사검수를 불법적으로 방해한 증거도 나와 케이웨더가 직권남용으로 그를 형사고발해 현재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케이웨더는 “2011년 공항기상장비 라이다(LIDAR) 사업을 낙찰 받아 지난해 장비를 설치하고, 작년 5월 규정대로 기상산업진흥원의 검사검수를 완료했다. 그러나 검사검수 직후 항공기상청은 실시하지 않은 자체점검을 이유로 몇 가지 조건을 내세우며 장비인수를 거부했고, 계약 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업대금을 수령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언론보도에 대한 기상청 해명자료에 따르면, 기상청은 레오스피어사와 함께 전문가 2인씩을 추천해 재검증을 실시하기로 작년 12월에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미국 라이다 관련업체 전문가 1인과 한국 전문가 1인의 명단을 레오스피어사측에 지난달 송부하고, 재검증 전문가 명단을 통보했다. 이런 가운데 레오스피어사측에서는 전문가 명단을 보내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확정되지 않은 전문가 명단을 관련 업체들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공개한 것은 부적절한 행위라고 꼬집고 나섰다. 또한 이달 31일까지 재검증 전문가 구성 등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동 장비에 대한 계약 해제 절차를 취하겠다고 이미 통보한 만큼, 진전이 없는 경우 조달청에 계약 해제를 요청할 계획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재검증을 위해 전문가단을 구성하는 단계”라며 “재검증 당사자 측이 이견을 제시하면 다시 협의해 재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도 피력하고 있긴 하다.

 

이와 관련, 케이웨더는 "기 설치한 라이다는 현재 김포와 제주공항에서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으며, 장비 제조사도 재검증 프로토콜을 이미 제출했다"고 밝혔다. 

 

케이웨더 관계자는 또 “현재 객관적인 해외 전문가에게 재검증 참여를 요청 중에 있어 답변을 받는 대로 조만간 전문가들을 추천할 것”이라며 “기상청의 일방적인 스케줄이 아니라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재검증이 진행된다면 그에 맞춰 언제든지 라이다의 성능을 입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