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금)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와 산하 소속기관에 대한 국정 감사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 함유제품의 유통 등 환경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와 ‘갑’으로 둔갑한 공공기관들의 채용비리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먼저 국감장을 뜨겁게 달군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는 2011년 옥시·홈플러스 등이 제조·판매한 가습기용 살균제가 임산부와 영·유아의 폐 손상을 일으켜 120여 명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이와 관련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물티슈와 세정제, 탈취제, 유아용 살균제 등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물질이 포함된 제품이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다”면서 “유럽처럼 제품별로 엄격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도 “피해를 받은 것이 명백한 사실이고 유해물질로 피해를 입힌 것이 확정적”이라며 “향후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보상과 위로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해당 업체들은 사망 사고가 터진 후 대형 로펌을 고용해 본인들은 어떤 잘못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면서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고 광고했고 홈플러스 역시 제품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했다는 표시를 하고 판매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유해성분이 있는지 몰랐다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 역시 “2011년 11월 가습기 살균제 6개 제품을 강제회수하고 사실상 사용금지조치를 내린 후에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해당 제품이 원인임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른 바 ‘갑 중의 갑’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나 횡포에 관한 질타도 이어졌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지난해 7월 전문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지원 서류가 미흡한 지원자를 합격시키는 등 비리 의혹이 있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매립지공사가 지난해 7월 진행한 ‘드림파크 골프장 개장준비팀’ 채용에서 K대학 골프장 아카데미 출신 면접관 3명이 같은 아카데미를 나온 특정 응시자 2명을 부정합격시켰다는 것.

 

김 의원은 “면접관 3명이 동시에 100점을 준 사람은 K대학 골프장 아카데미 출신 A모씨와 B모씨가 유일하다”며 “심지어 A씨의 이력서는 완성본이 아닌데도 합격시켜 채용비리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은수미 민주당 의원은 환경부 소속·산하기관이 하청업체 노동자의 노동3권을 침해하거나 불공정 계약을 맺는 등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경부 소속·산하기관들이 제출한 용역계약서와 근로계약서 등을 조사한 결과, 정부기관에서 노동관계법 위반 등 다양한 불공정 행위가 벌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은 의원은 “다수의 기관에서 하청노동자의 노동3권을 침해하는 계약 조항이 발견됐고, 용역업체의 인사권을 과도하게 침해한 사례도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한 청소용역도급계약서에 ‘신체건강하고 사상이 건전한 자’라는 반인권적 채용기준을 두거나 연차휴가수당을 실제 임금이 깎이도록 운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수개월째 표류하고 있는 기상장비 라이다 사업에 관한 질의를 했다. 김 의원은 “라이다 장비는 공항 활주로에서의 항공기 안전을 보장하는 중요한 장비지만 지난 1년 여 동안 각종 문제로 장비도입이 멈춰 있는 상태”라면서 “이런 사안의 정리와 해결을 미루고 수수방관하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무책임한 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이외에도 서용교 새누리당 의원은 환경부와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공단 등 석면업무를 담당하는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서 의원은 “석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 장관이 직접 타 부처와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면서 “석면은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며 이는 현 정부의 국정기조와도 잘맞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 의원은 ▶명단 확보를 위한 안행부와의 협조 ▶피해조사 확대를 위한 지자체의 예산보조 ▶자부담 포기율 39%, 슬레이트 지붕 개량비 예산 확보 ▶슬레이트 지붕 무허가 지원 근거 마련 ▶의료기관 진단서에 석면에 의한 폐암 여부 명시 ▶석면피해구제급여 지원 확대 등 석면 피해로 인한 6가지 개선 대책을 제시했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재활용분담금을 내는 생산업체와 재활용을 하는 업체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공제조합이 분담금과 재활용비용을 멋대로 결정하면서 중간에서 부를 축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완영 의원은 “EPR제도(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에 따른 생산자분담금의 규모가 적정하지않다”며 “공제조합과 영세 재활용업자의 동등한 지위 확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종전의 생산자들은 재활용하기 쉬운 재질의 제품을 생산해 이를 판매하는 시점까지만 책임을 지고 사용 후 발생된 폐기물은 소비자의 책임이었으나 EPR 제도의 도입 이후부터는 사용 후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까지도 생산자가 책임지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생산자들은 자선사업가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이 내는 분담금은 어떤 형태로든 제품가격에 포함시켜 소비자로부터 받을 것”이라며 “생산자들이 내는 분담금은 생산자의 돈이라고만 볼 수 없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합심해 재활용을 하는 데 사용하려고 부담하는 돈이다. 하지만 분담금의 규모가 적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