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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기상단(단장 이창훈 대령)이 기상분야에서 韓·美간의 유기적 협조를 도모하고 국방기상의 상호 발전적 제언을 공유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제1회 韓·美 국방기상 발전 심포지엄(The 1st ROK-US Military Meteorology Development Symposium)’을 열었다.

 

‘국방기상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美측의 7공군 사령부·태평양 사령부·NCAR(美 국립대기과학연구소) 등에서, 韓측의 공군기상단·기상청·한국국방연구원(KIDA)·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한국기상학회·연세대 등에서 기상 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김형철 공군 참모차장(중장)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등과 같은 전쟁사를 통해 기상이 작전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극단적인 이상 기상현상이 잦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방기상과 관련된 韓·美 전문가들이 함께 한 이번 심포지엄은 우리 군의 작전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신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군 유일의 기상부대인 공군기상단은 지난 2006년 기상예보 임무 전환 전력화 평가에서 전투기상관측과 정보수집분석 능력을 인정받아 미군으로부터 연합작전 시 한반도 예보권을 이양 받았으며, 현재 3군의 각종 훈련 임무에 필요한 기상정보도 생산,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이창훈 공군기상단장(대령)은 “현재 우리 공군기상단은 3군 작전에 대한 적시 지휘조언은 물론 북한 비대칭 전력의 위협수준을 조기에 예측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힘쓰고 있다”며 “韓·美 양국의 축적된 기상기술과 그간의 교류 경험이 모두 국방력 강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1부 행사에서 한국국방연구원(KIDA) 심경욱 박사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본 기후변화와 한국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초청강연을 했다.

 

이어진 2부 행사에서는 ▶국방기상 수치모델링 발전 방향 ▶국방기상 발전 방향 ▶韓·美 국방기상의 미래 등 3개의 세션으로 나눠 총 10명의 연사가 발표에 나섰다. 국내 관을 대표한 기상청 주상원 박사가 기상청 수치예보모델을 소개하고 국방기상 응용에 대한 정책 제언도 했다. 이어 美 국립대기과학연구소(이하 NCAR)의 Al Kellie 박사가 NCAR의 美 공군 지원현황과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소개했다.

 

공군기상단 관계자는 “군사를 지원해 온 기상예보의 역사는 길지만, 韓·美 공군이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 의의는 매우 크다. 특히 미국의 기상청, 미군, 학계 전문가들이 발표에 나섬으로써 우리 국방기상의 발전 방향을 제언해주는 자리가 됐다. 이 심포지엄은 향후 격년제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군에서는 특히 이·착륙 예보가 중요하다. 일반 기상예보와는 달리 항공예보는 안개, 바람, 뇌우, 착빙, 난류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안개는 예측이 어려운데다 짧은 시간에 쉽게 사라져 버리기도 해 예보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또한 ‘bird strike(조류 충돌)’이 비행의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bird strike’는 조류가 비행기 유리창에 부딪히거나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가 항공사고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이 같은 다양한 기상요소와 변수로 인해 항공예보는 결코 쉽지 않다. 

 

홍성유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한국군 작전예보 향상을 위한 전 지구 및 지역기상 모델링’이라는 주제로 공군기상 수치모델링에 관해 발표했다. 공군기상단은 현재 기상예측모델(Global/Regional Integrated Model system·이하 GRIMs)을 바탕으로 기본 날씨정보는 물론 북한 비대칭 전력의 위협 수준, 국제 행사의 테러 위협 수준, 태풍진로 예보 등 특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GRIMs이란 ‘전 지구 지역 통합모델 시스템’을 말하는데 홍 교수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기상예측모델이다.

 

홍 교수는 “GRIMs는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통해 한반도 실정에 적합한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난류, 착빙, 뇌우 등의 기상요소를 세부적으로 예측해 항공안전 저해 요소 사전 감지 및 사고 예방을 위한 연구 수해에도 활용된다”고 소개했다. “2010년과 2013년에는 GRIMs를 이용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일 등을 조기 예측하고 해외 파병 지역 및 해외 임무 지역에 대한 기상지원에도 활용됐다. 특히 GRIMs를 이용한 태풍진로 예보는 미국 NCAR과 견줄만한 정확성을 나타냄으로써 여름철 악기상에 대비한 전력 손실 최소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제발표자였던 한서대 항공운항학과 김영철 교수는 “미국 항공기상 종사자들의 기상관련 능력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항공기상에 대한 꾸준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그 수준을 높여야 한다”면서 “기상청의 항공기상청과 공군기상단의 업무가 중복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2회 행사 때는 기상청이든 한국기상학회든 관계와 학계에서 더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해 심포지엄 내용을 확대시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슈퍼컴퓨팅센터 조민수 박사는 이날 ‘국방기상지원을 위한 디지털의사결정시스템 개발 현황 및 계획’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의사결정시스템’이란 수집된 방대한 관측 자료를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일련의 체계를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또한 이 시스템은 과학적 가시화 기술을 이용해 빅데이터 처리는 물론 3차원 형태로 기상정보를 표출함으로써 사용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한다.

 

조 박사는 “현재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이 시스템을 앞으로 국방기상에 접목해 활용하게 되면 기상상황에 따른 지휘조언과 판단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해 질 것이다. 따라서 전시 작전 및 임무 판단에 대한 선행시간을 확보해 시한성 표적에 대한 즉응(卽應)적 기상지원과 임무수행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국가슈퍼컴퓨팅센터 조민수 박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공군기상단 제공

 

 

한편 마지막 세션에서는 美 607기상대대의 James C. Weaver 중령이 미국을 대표해 美 공군기상의 임무와 조직에 대해 설명했으며, 공군기상단의 김형우 중령은 한국을 대표해 ‘기상청과 공군기상단 관계 강화를 통한 한국군 기상업무 발전 방향 제언’이라는 내용의 주제 발표를 했다.

 

김 중령은 발표에서 “기상은 군사작전 계획의 제일 첫 단계이며 특히 공군기상단은 한반도 전체의 연합 및 합동 작전 수행에 필요한 군 기상정보를 지원하는 한국군 유일의 기상 전문부대”라고 소개했다. 또한 “군 기상정보는 일반적인 단순한 기상예보가 아닌 현재 진행되는 작전의 지원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 기상 지원 요소의 80% 이상이 3시간 이내의 기상정보를 요구하는 초단기예측”이라고 말했다. ▶육군(화학전·포병작전 등) ▶해군(해양차단작전·탐색 및 구조작전 등) ▶공군(전략공격작전·항공차단작전 등) 등 3군마다 작전별 기상정보 요구에 차이가 있음도 설명했다.

 

기상청은 공공기관으로 기상정보를 지원하는 대상이 일반 국민이지만 공군기상단은 현재 진행되는 군 작전을 지원해야한다는 점에서 적시성과 즉응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또 기상청은 기상정보 공개가 일반적이지만 공군기상단은 군사작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안유지가 필수라는 점이 서로 다르다. 하지만 기상청과 공군기상단은 ‘기상정보’를 다룬다는 공통점 때문에 상호 공존하는 관계다.

 

이와 관련, 김 중령은 “기상청과 공군기상단은 상호 합의를 통해 유사 시 기상업무 수행을 위한 상호 업무 백업 개념을 도입해나가야 한다”면서 ▷민·군 공동 활용 통합형 선진예보시스템 공동 개발 ▷차기 기상위성, 수치예보모델, 항공기상기술 등에 대한 협력 강화 등을 주장했다.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