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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둘러싸고 전문가들이 제도 보완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는 22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긴급토론회를 열고 정부가 수정한 법안에 대해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입을 모았다.
‘배출권거래제 쟁점과 바람직한 도입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과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박호정 교수는 각각 배출권 거래제 쟁점과 바람직한 도입방안,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배출권 거래제 설계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안병옥 소장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추세에 따라 감축 노력이 매우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도 도입을 미룰수록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의 부담이 오히려 증가한다는 결론도 내놨다.
정부의 수정안에 대해서도 ▲적용대상에서 특정 부문 및 업종 제외 가능성 ▲과도하고 불확실한 무상할당 비율 ▲기간별 감축목표 절대량 미 제시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박호정 교수는 제도 설계 관련해서 정책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회에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홍종호 교수와 환경정의 박용신 사무처장,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김용건 박사, 환경연합 에너지기후위원회 이상훈 위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환경정의 박용신 사무처장은 배출권 거래제도의 효율성에 의구심을 표했다. 박 사무처장은 “배출권 거래제는 EU에서도 적용한지 7년이 됐지만 온실가스 감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며 “오히려 실패했다는 평가가 더 많은데도 한국 정부의 법안은 EU의 실패 경험을 그대로 답습하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근본적인 보안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그는 “얻을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할당되는 배출권 중 95% 이상이 무상으로 기업에 제공될 것을 두고 ‘기업의 무임승차’라고 비판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분분하지만 타협안을 찾아야한다”고 논란의 장기화를 우려했다. 이어 그는 “단순한 온실가스 감축보다는 지속가능한지, 성장이 가능한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저탄소녹색성장에 맞는 정책을 내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김용건 박사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냈다. 먼저 양분된 의견의 소통과 타협, 갈등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정부가 과연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하는 진정성을 보이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회의 이상훈 위원은 “배출권 거래제가 만능일수는 없지만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도입을 주장했다. 앞서 적용한 EU의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위원은 “기업의 단기적 이해관계에 휘둘려 흉내만 내서는 곤란하다”며 특정 집단의 이해와 정치적 논리에서 벗어나 성공적으로 도입, 시행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출권 거래제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는 사업자의 배출허용 총량을 제한하고 잉여, 부족분을 시정에서 거래하는 제도다. 오는 2015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가 산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준이 완화된 수정 법률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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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