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경영 > 날씨마케팅 > “재산피해 줄이기 위해 날씨보험 활성화 시급”

강호 보험연구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국립기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50년 우리나라에는 아열대기후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집중호우, 가뭄, 태풍, 폭설 등 기상이변이 더 많아져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따라서 미리 대비해 위험을 최소화해야한다. 이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날씨보험이다. 하지만 현재 날씨보험 리스크 인식 미비, 상품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부족 등 문제점이 많다. 이 부분을 보완해 날씨보험을 확산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환영사 중인 강호 보험연구원장 ⓒ정연화기자

이 자리에 참석한 이일수 기상청장은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피해는 과거 1980년대보다 점점 줄고 있다. 하지만 재산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재산피해를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날씨와 보험을 융합한 ‘날씨보험’ 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박홍규 현대화재해상보험 팀장은 기상재해 대응을 위한 국내 재해형 날씨보험 현황과 발전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기준으로 주택, 상가, 소규모 공장 등의 가계성보험 가입자 중 풍수해 담보 가입률은 전국 평균 15.5%로 매우 낮다. 특히 아파트 등 단체물건을 제외한 주택의 경우에는 가입률이 2.2%에 그치는 실정이라 이 부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국내 재해형 날씨보험을 민영보험과 정책성보험으로 나눠 각각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박 팀장은 민영보험의 경우 합리적인 상품을 시장에 제공해 사회 안전망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면서 ▶담보 범위 확대 ▶표준화된 상품개발 ▶위험관리 세분화 등을 발전 방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운영 안정성 확보가 가장 중요한 정책성 보험은 재해 시 실질적인 복구 지원이 가능해야 하며 발전 방안으로 ▶조건부 의무화 ▶가입대상 확대 ▶국가 재보험 확충 등을 예로 꼽았다.

▲ 박홍규 현대화재해상보험 팀장은 기상재해 대응을 위한 국내 재해형 날씨보험 현황과 발전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정연화기자

특히 과거 발생했던 기상재해 중 하나인 태풍을 사례로 들며 보험손실액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2002년 한반도에 영향을 줬던 태풍 ‘루사’는 일 강수량 강릉 870.5㎜로 최대 강수량이 많은 태풍으로 기록됐으며 주로 농가나 가정에서 피해가 집중됐다.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가입율을 보였으며 보험손실액은 약 2300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듬해 발생했던 태풍 ‘매미’는 순간최대풍속 초속 60m 등 최대 풍속이 강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이 태풍의 주요 피해지역은 산업시설이었다. 보험가입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으며 보험손실액은 약 8519억원에 달했다.

그는 또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지역 특성을 고려한 ‘자연재해 위험지도’를 개발했다. 기상관측자료와 재해발생 정보를 활용해 침수·강풍·지진·폭설 등의 위험성을 평가해 6단계의 위험등급으로 나눠 재해지역 당사 고객을 대상으로 긴급 문자 발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날씨데이터 축적 및 분석·합리적인 보험요율 개발 시급

이날 케이웨더 현봉수 상무는 과거 개발했던 날씨연계보험을 소개했다. 그는 “폭염과 관련된 날씨연계보험을 지난 2011년 개발했다. 하지만 현재 금융감독원 요청으로 판매가 보류된 상태다. 비록 실패한 사례지만 이를 통해 난해한 보험요율(保險料率·보험가입 금액에 대한 보험료의 비율) 산정, 손해보험의 기본 취지 위배, 보수적인 보험요율 산출 등 날씨보험이 가진 문제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간기상회사는 ▷날씨데이터 축적 및 분석 ▷날씨지수 개발 ▷날씨예측 정확도 향상에 힘써야 한다. 손해보험회사의 경우는 ▷상품설계의 정교화 ▷합리적인 보험요율 개발 ▷보험의 기본원칙을 위해하지 않도록 날씨보험의 보상조건 등 약관 개발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 및 주관기관에서는 외국의 날씨보험 성공사례를 수집해 민·관·학 협력체계를 잘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주제발표 중인 케이웨더 현봉수 상무 ⓒ정연화기자

“농작물 재해보험 시장, 작은 규모 아니다”

주제발표 후 ‘이상기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한 날씨보험의 역할은?’이라는 주제로 패널 토론도 열렸다. 토론에는 ▷김영찬 전문역(한국은행) ▷신동호 교수(상명대) ▷이영미 대표((주)에코브레인) ▷임용한 과장(기상청) ▷임준환 선임연구위원(보험연구원) ▷정정용 박사(삼성화재) ▷최경환 선임연구위원(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김영찬 한국은행 전문역은 “최근 기상 재해가 늘면서 관련 보험 개발의 필요성도 커졌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날씨보험 가입을 늘려 기상재해 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독일 등의 유럽 국가들의 성공 사례를 잘 참고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동호 상명대 교수는 “장기적으로 본다면 무상재해가 없어야 풍수해 보험 가입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앞서 주제발표에 나왔던 농작물 재해보험의 시장은 절대 작은 규모가 아니라고 본다. 이 부분의 시스템이 가장 잘 구축된 스페인의 사례를 살펴볼 것”을 추천했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상위험에 대한 인식은 전 세계가 비슷하더라도 나라별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사례를 도입할 때 재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