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낮에는 아이스크림을 밤이 되면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일찍 찾아온 더위 특수를 잡아야 하는 만큼 식품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여름철에는 온도 1~2도가 매출 수백억원을 좌우할 정도로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가장 바빠진 곳은 맥주업체. 마케팅 회의에서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은 바로 날씨다.
주류협회가 여름철 평균날씨와 맥주판매량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기온이 23도였던 2009년에는 6700만 상자였던 맥주판매량이 2010년 기온이 2도 가량 오르자 4% 넘게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기온이 0.5도 가량 떨어지자 다시 판매량도 2009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동혁 오비 카스브랜드 팀장은 “맥주는 날씨에 따라 민감하게 판매가 움직이는 제품”이라며 “올해는 이른 더위로 예년보다 빠르게 매출이 증가해 5월부터 판매와 관련된 활동을 앞당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름하면 생각나는 아이스크림도 온도에 따라 잘 팔리는 제품과 매출액이 큰 차이를 보인다. 여름 평균 기온이 2도 가량 올랐던 2010년 아이스크림 시장은 매출이 550억원 급등했지만 지난해엔 0.5도 차이로 50억원 가까이 줄었다.
빙그레 마케팅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은 온도에 따라 잘 팔리는 제품이 다르다”며 “올 여름은 고온다습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빙과류나 튜브류 위주로 판매가 늘 것”으로 전망했다.
비가 오는 날 매출이 오르는 막걸리 업체도 날씨와의 상관관계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여름철 50일 가까이 비가 왔을 때 매출이 평소의 두 배 가까이 늘었던 막걸리 업체는 올해는 찌는 듯한 더운 날씨에 대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막걸리 업체 배상면주가는 막걸리에 청량감을 높여 더워진 날씨에 대비하고, 등산객을 위해서는 막걸리를 슬러시처럼 만들 예정.
이처럼 날씨에 따라 매출이 수백억원 차이가 나는 탓에 해당 업체들은 날씨를 영업상무라고 부르고 있다. 올 여름에는 폭염과 열대야가 많이 발생하고 장마기간 강수량도 적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황에 맞춰 특수를 잡으려는 기업들의 여름채비를 재촉하고 있다.
|
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