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열대과일 재배지가 점차 북상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한반도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제주도에서만 재배되던 열대과일이 내륙에서 생산되고, 남부지방에서 재배되던 열대과일이 경기, 강원북부지방에서 재배되는 등 과일 재배한계선의 위도가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990년대(1991~2000년) 전국 평균기온은 12.5℃였다. 그러나 2000년대(2001~2010년)에는 12.8℃, 2014년에는 13.1℃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평균기온 상승으로 인해 남해안과 전남 목포 지역 등은 이미 아열대성 기후로 진입했다.
기온 변화로 환경이 바뀌면서 제주도 지역에서만 재배되던 ‘애플망고’가 남해안에 상륙했다. 애플망고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이 원산지인 아열대성 과일이다. 2000년대 초 국내 재배를 시작해 제주도에서만 출하됐으나 2010년 경상남도 통영에서도 재배를 시작해 올해는 3개 농가에서 8t가량의 애플망고가 생산된 것으로 파악된다.
‘패션후르츠’ 역시 제주도에서 내륙지방으로 북상했다. 백 가지 향기가 난다 해서 ‘백향과’라고도 불리는 패션후르츠는 브라질 남부가 원산지다. 당초 제주도에서만 재배됐으나 내륙지방인 경상북도 김천, 구미, 충북 진천 등지에서도 재배에 성공해 올해부터 대형마트에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남부지방에서 자리잡았던 ‘멜론’의 재배지도 북상 중이다. 멜론은 국내에 정착한 대표적인 아열대성 과일 중 하나로 주로 전라남도 담양, 곡성 등 남부 지방에서 재배됐다. 하지만 최근 기온이 상승하며 강원도에서도 재배에 성공해 올해 7~8월 양구 농가에서는 438t의 물량이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와 관련 재배기술 발달로 인해 국내 열대과일 재배지가 점점 북상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산지 동향을 파악해 다양한 국산 열대과일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지난 10년간 주요 농작물의 재배 면적 변화 추이에 따르면 제주 특산품이던 감귤의 재배지는 전남 완도, 여수, 경남 거창으로 북상했다. 한라봉 역시 서귀포에서 전남 보성, 담양, 순천, 나주로 재배 면적이 내륙으로 확대되고 있다.
농진청은 기후 변화 시 재배 가능한 새로운 작물을 개발하기 위해 과수 작물 11종 등 열대·아열대 작물 총 38종을 도입해 적응성 시험을 하고 있다.
한반도 기온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기상청 예측에 따라 한반도의 열대과일 재배지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YRmeteo@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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