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가에 꽃이 피어나고 봄바람이 살랑 불어오면 사람들은 ‘왠지 마음이 싱숭생숭 하다’는 말을 합니다. 봄이 화사해 질수록 마음은 왠지 설레면서 어수선해 지는 느낌을 받는데 이런 현상을 빗대어 ‘봄을 탄다’는 표현을 씁니다.
|
|
|
▲ 봄꽃의 대명사 벚꽃.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
흔히 ‘봄은 여자의 계절이다’ ‘여자들이 남자보다 봄을 더 탄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인식을 뒤집는 빅 데이터 분석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제일기획의 빅데이터 기반 소비자분석 전문조직인 제일DnA센터가 지난달 소셜미디어 소비자 의견과 20~40대 디지털 패널 행동 데이터 약 1억 건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여성보다 남성이 봄에 대해 더 감성적이며 그 중에서 40대 남성이 가장 감성적이라는 분석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제일기획은 빅 데이터 분석결과 봄 관련 검색어 중 ‘봄 코디’, ‘봄 자켓’ 등 패션관련 검색어가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성별로는 남성 40.5%, 여성 37.5%로 남성이 봄 패션을 검색하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게다가 노래나 시, 봄바람, 봄꽃 등 감성적인 단어를 검색하는 비중도 남성이 36.7%, 여성은 28.1%로 남성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여성의 경우 감성적인 단어보다는 청소나 날씨정보 등 생활어를 검색하는 비중(34.4%)이 높았습니다. 즉 여자가 봄을 탄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남성이 더 봄을 감성적으로 받아들이고 여성은 봄을 실용적으로 인식한다는 얘기죠.
특히 40대 남성들은 봄 관력 검색어 중 절반 이상(51.1%)을 감성적 단어에 할애했습니다. 반면 40대 여성의 경우 패션관련 검색어를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40대 여성의 감성어 검색 비중은 29.7%로 다소 낮았습니다.
재미있는 분석결과는 봄 관련 검색어를 시각·청각 등 오감과 연결해 분석한 것입니다. 남녀모두 꽃, 패션 등 시각과 관련한 항목이 가장 높은 비중(남 66.1%·여 73.7%)을 차지했습니다.
또 다른 특징적인 것은 남성은 봄과 관련된 노래 등 ‘청각’ 관련 검색어를 많이 찾았다는 것입니다. 여성은 봄 나물이나 제철음식 등 미각과 관련한 검색어를 많이 찾았습니다.
제일기획은 이와 같은 행동 데이터 분석을 통해 ‘봄을 느끼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라는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이는 일상에서 뿐만 아니라 마케팅 전략 수립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상식과 통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보면 봄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고 마음이 설레는 것은 남녀를 불문하고 같은 것 같습니다. 이번 결과는 앞으로 빅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 행동 트렌드를 예측하고 이를 날씨나 계절과 관련한 마케팅 전략을 세울 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인생에서 가장 좋은 때를 ‘꽃 피는 봄날 같다’고 합니다. 봄은 꽃의 계절이라고 할 만큼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어나 화사함을 더하고 사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기 때문이겠죠.
‘봄’이란 단어의 어원에는 두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불의 옛말 ‘블(火)’과 ‘오다’의 명사형 ‘옴(來)’이 합해진 ‘블+옴’엔서 ‘ㄹ’ 받침이 떨어져 나가면서 ‘봄’이 됐다는 것입니다. 이는 따뜻한 불의 온기가 다가옴을 뜻하고 있습니다. 다른 견해는 동사 ‘보다(見)’의 명사형 ‘봄’에서 왔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밝고 활기찬 만물의 모습을 ‘새로 본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올 봄은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따뜻한 날이 많습니다. 때문에 봄꽃 개화소식도 앞당겨 졌는데요. 만물이 생동하는 봄 새로운 ‘마음의 눈’으로 밝게 소생하는 봄의 기운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요.
|
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