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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이후 강원 영동을 비롯한 동해안 지방에는 어마어마한 폭설이 내렸습니다. 도시는 눈 속에 파묻혀버렸고 드문드문 나있는 산골 마을의 길도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버렸죠. 군부대는 물론 경찰 병력까지 총동원해 제설 작업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눈을 치우면 또 쌓이고 치우면 또 쌓이면서 그야말로 설상가설(雪上加雪). 이 지역 사람들은 벌써 2주일 째 밤낮도 휴일도 없이 눈 치우기에 나선 모습입니다.

 

한편 낮 동안 쌓인 눈을 치우더라도 밤 사이 눈이 또 내리고 기온까지 떨어져 도로 곳곳이 빙판길로 변해 사고위험이 큰 상태인데요. 이에 따라 강원도와 동해안 각 시·군은 장비 2100여대, 제설자재 352t, 최소 4만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하는 등 제설과 복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오늘(20일·목)도 동해안에는 눈이 예보된 만큼 추가 폭설에 따른 지붕 붕괴 등 2차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폭설로 인한 동해안의 피해액은 현재(19일 기준)까지 122억 19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릉시 40억 2700만원 ▶양양군 38억 9000만원 ▶고성군 23억 7400만원 ▶삼척시 11억 6300만원 ▶동해시 4억 3700만원 ▶속초시 1억 8300만원 ▶정선군 1억 300만원 ▶평창군 6000만원 등입니다.

 

시설별로는 비닐하우스가 401동으로 가장 많았는데요. 그밖에 축사 시설 158동, 임업 시설 34동, 주택 파손 8동을 비롯해 고립된 주민이 숨졌다는 소식과 함께 가축 피해 등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공공시설은 20일까지, 사유시설은 23일까지 폭설 피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 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한편 너무나도 많은 눈이 내리면서 치운 눈을 버리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천 둔치 등은 제설 작업한 눈이 모이는 집결지로 특히 강릉 도심 하천인 남대천은 잔설 처리 장소가 됐습니다. 강릉시에 따르면 유천택지 지구와 포남교 남대천 부지 등 4곳을 잔설 적치지구로 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폭설로 운용조차 어려웠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도심 내 공터나 주차장, 공원 등을 활용하거나 원거리 이동도 마다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해마다 폭설이 내리는 강릉시는 적설량에 따른 단계별 장비 및 인력 투입 계획이 진행되는데요. 가장 첫 단계로 강설 예보 시 노선별 장비나 인력 투입 계획을 점검하고 담당자 비상근무를 실시합니다. 그 다음 1단계(3~30㎝)에서는 노선별 장비 및 인력투입 계획에 의거, 동~서·남~북 축을 이루는 주간선도의 제설작업을 우선 실시합니다. 또 취약지구 저염화물 및 소금살포 병행 실시, 건설과 제설반 편성인원을 투입해 제설작업에 나서게 됩니다.

 

2단계(30~50㎝)는 1단계 작업과 병행해 제설작업을 실시하는 한편 잔설정리, 제설작업으로 적치된 눈 운반, 군부대 병력동원 협조 및 건설방재국 직원 동원 등이 진행됩니다.

 

3단계(50㎝ 이상)는 2단계 작업과 병행해 제설작업을 행하는 한편 교통량이 없는 야간시간대를 이용한 집중지역 작업(2개조 편성운용), 제설작업으로 적치된 눈 운반 작업, 군부대 병력 및 경찰병력동원 지역별 배치 및 작업구간 배당, 제설장비 추가 투입 시 건설방재국 및 타실과 직원 협조 등을 실시합니다. 적설 종료 후 노견 및 보도에 쌓인 눈 운반처리 및 취약지 관리 등 마무리 작업에도 들어갑니다.

 

올 겨울 동해안의 폭설 소식이 전해지면서 눈치우기가 여간 쉬운 게 아닌데요. 서울을 비롯한 서쪽지방은 작년에 비하면 눈 소식이 꽤 잠잠한 모습입니다. 지난 2006년 제설관련 조례가 제정된 이후 서울시가 해마다 ‘내 집 앞 눈치우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면서 최근엔 서울 시내에 눈이 내리면 시민들이 눈 치우는 광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시내 제설함의 위치를 알려주는 무료 앱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 14일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한 ‘눈치해치’ 앱은 주변 500m 이내의 제설함의 위치 정보를 알려줍니다. 서울 앱 공모전에 참여한 4명의 재능기부로 개발된 이 앱은 현재 위치를 입력하면 근처의 가장 가까운 제설함 위치가 표시됩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요. 눈 폭탄을 맞은 동해안 지역으로 폭설 피해지역 지자체 공공기관 등의 신속한 피해복구 지원과 제설제·제설장비 등을 우선 공급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 복구 지원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고 2m에 가까운 눈이 내린 동해안 지역에 견줄 바는 못 되겠지만 내 집 앞과 주변의 눈 치우기를 습관화하고 특히 많은 눈이 내려 쌓이면 지붕이나 비닐하우스 붕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 눈을 치우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폭설이 예상될 때는 무엇보다도 제설장비를 갖추고 최신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