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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부터 강원영동과 경북 동해안에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엿새간 이어진 폭설로 지난 11일 강원도에는 1m 이상의 적설량을 기록한 곳이 있을 정도입니다. 때문에 강원도 일대는 설원으로 변했고 지붕 붕괴, 비닐하우스 파손 등의 피해를 입은 곳이 속출했습니다.

 

강원 동해안의 도시기능을 마비시킨 기록적인 폭설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지난 12일에는 피해복구가 본격화되기도 했지만 이날 밤부터 13일 새벽까지 또다시 강릉과 동해에 20㎝ 이상의 많은 눈이 새로 쌓였습니다.

 

 

13일 새벽 강릉·동해·속초·고성·양양 등 동해안 5개 시·군 평지에는 밤 사이 대설경보가 발효됐습니다. 또 태백과 삼척, 강릉·동해·정선·평창·홍천 산간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져 소강상태를 보이던 눈이 동해안과 산간으로 다시 확대됐습니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집계한 피해액은 12일까지 8개 시·군에서 모두 31억 8900만원에 이릅니다. 하지만 14일(금)까지 최고 15㎝의 눈이 더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나와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14일은 새해 처음으로 가장 큰 보름달이 뜨는 정월 대보름입니다. 때를 맞춰 강원도 내 곳곳에서는 다채로운 달맞이 행사가 마련됐지만 1m가 넘는 눈이 쌓이면서 행사가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삼척 최대의 전통 민속 문화축제인 ‘2014 삼척 정월대보름제’는 원래 14~16일 개최 예정이었는데요. 이번 폭설로 일정이 미뤄져 오는 21~23일 열리게 됐습니다.

 

삼척정월대보름제위원회는 주행사장인 엑스포 광장에 70~80㎝의 폭설이 내려 제설작업에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 데다 이미 읍면 곳곳에 1ｍ 이상의 눈이 내렸고 또 다시 눈이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 등을 감안할 때 당초 일정에 맞춰 보름제를 치르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 관계자는 “폭설로 인해 행사 개최 시기를 1주일 연기하기는 했지만 기간 중 더 세심하게 행사를 준비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예 축제가 취소된 곳도 있습니다. 지난 6일부터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각각 117.5cm, 83.5cm, 86cm의 적설량(11일 기준)을 기록한 강릉·속초·동해시는 축제를 취소했습니다.

 

속초시는 14일 조양동 엑스포 상징탑 광장과 청초호 유원지 일원에서 ‘제33회 속초 정월대보름맞이 민속놀이 한마당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폭설로 행사 개최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시에 따르면 주민화합과 전통문화 보존·전승의 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정월대보름행사가 취소돼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이번 폭설로 인해 전 행정력이 제설작업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행사를 무리하게 진행할 수 없어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강릉시도 13~14일 ‘건금마을 용물담기’, ‘갑오년 강릉망월제’, ‘경포동 망월제’ 등의 행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폭설로 인해 축제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동해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6회 동해 정월대보름 달맞이축제’도 연이은 폭설로 취소됐습니다.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내린 선택이라고 합니다.

 

원래 강원도의 겨울은 기온이 떨어지고 추위가 몰아칠수록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스키나 보드 이용객의 발길이 늘고 설원으로 변한 강원도 일대의 눈 축제를 구경하기 위한 관광객이 몰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강원도의 눈과 추운 날씨는 활동의 제약이 아닌 지역경제를 살리는 통로 역할을 해 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날씨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관광업에서 날씨와 기후변화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반면 심각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만큼 날씨에 대한 관심은 아무리 커도 부족하지 않아 보입니다.

 

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parkseon@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