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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은 한겨울 치고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초반인 6일(월)의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6.4℃까지 올랐고, 7일(화) 서울의 한낮 기온은 5.5℃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겨울철(2012년 12월~2013년 2월) 우리나라의 전국 평균기온은 -1℃로 평년(0.6℃)보다 1.6℃ 낮았습니다. 이 기간 전국 평균 강수일수는 25.5일로 평년(19.8일) 대비 5.7일 많았고, 이중 12월의 전국 평균 강수일수가 11.2일로 관측(1973년) 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이 중 2012년 12월 서울의 평균기온도 -4.1℃로 45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습니다. 때문에 ‘냉동실 추위’를 방불케 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대구에서는 12월 28일 하루만에 12.5㎝의 눈이 내려 60년만의 12월 최대 폭설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겨울은 어떨까요. 기상청이 발표한 2013년 12월 기상특성을 보면 전국 평균기온은 1.5℃로 평년과 비슷했습니다. 이중 서울 평균기온은 -0.2℃로 평년(0.4℃)보다 -0.6℃ 낮았습니다.

 

2012년 12월과 비교해보면 2013년 12월 서울의 평균기온이 3.9℃ 올라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교적 포근했던 날이 많았던 것이죠.

 

2013년 1월 초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월 1일 0℃, 2일 -4.8℃, 3일 -9.3℃, 4일 -5.8℃, 5일 -1.2℃, 6일 -2.0℃ 등으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이 많았습니다. 올해 1월 서울의 한낮 기온은 1일 7.9℃, 2일 6.2℃, 3일 7.3℃, 4일 5.6℃, 5일 3.8℃, 6일 6.4℃로 영상의 기온을 보이며 작년에 비해 상당히 포근했습니다. 강추위가 몰려온다는 ‘소한’ 절기(1월 5일)에도 물론 큰 추위는 없었습니다.

 

올겨울이 비교적 포근한 덕분에 사람들의 바깥활동은 편해졌지만 백화점 등 유통업계의 매출은 상품군별로 ‘온도차’가 나고 있다고 합니다.

 

날씨의 영향을 받아 백화점 신년 첫 세일 초반 매출이 양극화 현상을 보였습니다.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신년 첫 세일 초반 매출이 한 자릿수 대로 소폭 증가한 가운데 유명 해외 패션 상품의 매출은 증가한 반면 패딩 등 방한 의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고 합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일 시작한 신년 세일의 첫 나흘간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점 기준으로는 0.3% 증가한 수치인데요. 상품군별로 여성복과 남성복의 매출이 각각 1.5%, 1.6%씩 감소했고, 패션 잡화의 매출도 1.4%가량 떨어졌다고 합니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4분기 강추위로 특수를 누렸던 방한 의류가 새해 들어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반면 연말연시 선물 시즌을 맞아 해외 패션 상품은 27.0% 신장했습니다. 특히 해외 유명 브랜드 잡화는 32.6% 증가하며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롯데백화점 마케팅전략팀 관계자는 “세일 초반, 매출 상승을 기대했지만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면서 패션 관련 상품군이 다소 부진해 기대했던 세일 특수를 누리지는 못했다”며  “세일 중·후반에는 다양한 겨울 상품전 및 프로모션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보다 세일 초반(2~5일) 매출이 4.5% 올랐습니다. 하지만 최근 포근한 겨울 날씨로 패딩 등 방한 의류 수요는 하락했습니다. 캐주얼의류 -5.4%, 남성복 -7.2% 등 역신장세를 보였는데요. 다행히 해외 명품 매출은 27.2% 상승해 효자 노릇을 했다고 합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매출은 작년보다 2.5% 소폭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여성복 -5.2%, 남성복 -3.5% 등 주요 겨울 상품군은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주 후반부터 강추위가 다시 올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겨울 패션 상품을 중심으로 대형 행사를 준비할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해까지 백화점의 효자상품이었던 패딩, 아웃도어의 판매 실적이 줄어든 것은 새해 들어 갑자기 날씨가 포근해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반적으로 최저기온이 -4~-5℃로 떨어지면 겨울옷의 판매가 증가하고, 가죽이나 무스탕·오리털 파카와 같은 아웃도어는 -8~-10℃까지 내려가야 이를 찾는 손님이 몰린다고 합니다.

 

의류업계에게 한 가지 다행스러운 소식이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포근했던 올겨울 날씨는 이번 주 중반까지라고 합니다. 목요일인 9일 아침에는 중부지방 최저기온이-10℃ 내외까지 떨어지는 맹추위가 다시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의류산업과 날씨와의 연관성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의류 및 패션업체들은 대개 지난해 날씨가 올해도 비슷하게 반복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사업계획을 세우고 집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한 기상회사는 “지난해 날씨의 35% 가량만 올해 비슷하게 반복된다”는 분석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올해 전개될 날씨 패턴 3개 중 2개는 지난해와 다르게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거죠.

 

또한 갈수록 일반적인 날씨 패턴이 예측과 다를 확률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의류업체들이 신년 세일에 들어가기 전에 올겨울 장기예보 등 날씨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앞을 내다봤다면 어땠을까요. 패딩 등 아웃도어의 물량을 조절하거나 세일 기간을 조정하는 등의 조취를 취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parkseon@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