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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빈번해진 기후변화는 사람들의 의복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폭염이나 한파 등의 극한기후는 더욱 뚜렷해지고 발생 일수도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이나 트렌드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의류업계에 따르면 기온 변화가 심한 날씨에 대응하기 위해 레이어드 장착이 증가하는 한편 복합기능상품, 즉 탈부착이 가능해 가을부터 겨울까지 착용이 가능한 디테처블(detachable) 형태의 아우터 생산을 늘리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봄, 가을 날씨가 한낮엔 평년보다 덥다가 아침·저녁으로는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한 날씨가 많아지면서 휴대하기 편한 얇은 바람막이 등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특히 요즘엔 가을이라는 단어도 점차 세분화되어 가는 추세입니다. 가을철 간절기 시즌에는 길어진 여름과 짧아진 가을, 두 계절에 어울리는 패션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죠. 이때까지는 주로 반팔 상품을 출시하고 추석 전후 시즌에는 얇은 긴팔과 아침·저녁 쌀쌀한 날씨에 대응하는 카디건류를 집중 판매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춥기 때문에 아우터가 필요한 시점 등으로 세분화해서 전략적 마케팅을 수행합니다. 최근에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는데요.

 

첫 번째 방향은 입을 수 있는 기간을 길게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내피나 모자 탈부착 형태로 가을부터 겨울까지 입을 수 있는 제품, 긴팔 셔츠지만 더울 때 접어서 반팔처럼 입을 수 있는 롤업 형태가 이에 해당합니다. 두 번째 방향은 경량성 및 신축성 등을 고려한 소재의 기능성 향상입니다. 최근엔 겨울에도 난방이 잘 되고 자가용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무조건 두꺼운 옷 보다는 경량성에 초점을 맞춘 옷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소재나 원단을 선정할 때도 날씨에 따라 고려할 사항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의류의 경량성, 신축성, 방풍성, 흡습속건, 발열 기능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러한 패턴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바로 기후변화입니다.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기상이변이 자주 나타남에 따라 날씨에 맞는 패션에 스타일 코디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패션업계는 그야말로 분주한 모습인데요. 업계에선 날씨에 따른 반응 생산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파, 폭설, 폭염,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장기전략 수립이 필수적인 요소가 됐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기상이변에 대비하는 기능성 의류시장에도 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젠 계절별 의류만을 생산하던 과거와 다른 패러다임이 의류업계를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절 구분이 없어진 지 오래된 SPA(Speciality retailer(전문점) Private label(자체 브랜드) Apparel(의류)) 브랜드 매장이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SPA 브랜드란 자사의 기획 브랜드 상품을 직접 제조해 유통까지 하는 전문 소매점을 의미하는데요. SPA는 제조사가 정책 결정의 주체로서 대량생산방식을 통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한편 제조원가를 낮추고 유통 단계를 축소시켜 저렴한 가격에 빠른 상품 회전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이 매장에서는 여름에도 반팔이나 민소매 상의만 팔지 않습니다. 털코트, 스웨터, 부츠, 털모자 등 겨울 제품도 진열해 둡니다. 계절의 구분 없이 다양한 의상들을 디자인해 마케팅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소비 패턴까지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스포츠 브랜드인 엘케이스포츠는 몇 년전 아쿠아 슈즈를 출시하면서 레저라이프 스타일 제품으로 선보였습니다. 바캉스 시즌을 겨냥한 것이지만 아열대 우기와도 같은 이상기후로 인한 게릴라성 집중호우나 장마 때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물 빠짐 기능과 통풍성을 극대화시켜 기후변화에도 착용감이 뛰어난 게 특징이라고 하네요.

 

국내 등산업체인 네파(NEPA)도 빗물을 막아내는 투습력과 방수력이 돋보이는 기능성 워킹화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가볍다는 특징으로 장마 시즌 레인부츠 대신 많이들 찾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태풍이나 폭우 등을 고려해 방수기능까지 더한 배낭은 필수일 정도입니다. 레저 용품으로 만든 제품들이 기후변화에 따라 필수품으로 바뀌는 상황인 것이죠.

 

이렇듯 날씨가 제품을 만들고 날씨가 마케팅을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날씨정보를 이용해 날씨경영을 하는 것이냐 입니다. 날씨경영의 눈으로 패션 트렌드를 파악한다면 의류 판매는 보란듯이 상승세를 탈 것입니다.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