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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가을이 지나가고 매서운 칼바람이 불면서 ‘벌써 겨울이 온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지난 18일(월) 서울에 첫눈이 내린 가운데 한낮에도 체감온도는 영하권을 맴돌았는데요. 올여름 50일 가까이 이어진 장마와 잦은 열대야로 외출이 꺼려진 것처럼, 겨울의 혹독한 추위가 찾아오면 자연스럽게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게 되죠.
이럴 때 음식점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고객들의 외출지수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하는군요. 국내 외식업종 중에서도 레스토랑과 카페는 상권이나 업종뿐만 아니라 날씨와 계절에 맞는 음악을 선곡하는 것 또한 중요하며 매출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것을 ‘음악마케팅’이라고 하는데요. 음악을 이용하는 마케팅기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고객과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두면서 청각이나 소리, 음악을 활용해 고객의 감성요소를 자극하는 마케팅전략입니다.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감성마케팅(emotional marketing)의 하나로, 시간대별·장소별·업소별·상호별로 음악을 달리해 고객의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네요.
음악마케팅은 1920년 후반 호텔 로비, 사무실 등에서 조용한 분위기나 쾌적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사용한 배경음악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후 광고의 성장과 마케팅전략의 발전에 따라 제품 및 판매채널을 선전하기 위한 요소로 확대됐는데요. 그러나 본격적인 마케팅기법으로 부각된 건 1980년대 말부터로, 백화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시간대별로 음악을 달리해 고객의 구매심리를 자극했다고 하네요. 예를 들면 고객이 적은 시간에는 느린 음악을 틀고, 고객이 많은 시간에는 경쾌한 음악을 틀어서 매출신장을 이뤘다고 합니다.
이렇듯 이들은 계절과 날씨 별로 각기 다른 장르의 음악을 틀어 매출 증대 효과를 본다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4계절이 뚜렷해 계절에 따른 소비문화도 다르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봄에는 가볍고 경쾌한 왈츠풍의 음악을, 여름에는 신나는 댄스곡 위주로 선곡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군요. 특히 바캉스 시즌에나 나올 법한 흥겨운 여름 대표곡들을 6월 말부터 미리 틀어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여름휴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도 전략 중 하나라고 합니다. 반면 가을은 감성적으로 민감한 계절이기 때문에 분위기 있는 재즈나 발라드, 올드 팝 선곡 비율이 증가한다고 하네요. 겨울엔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에 캐럴이 많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국내 가수들의 코믹한 캐럴을 선택하면 고객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도 있다는군요.
대형 백화점의 경우에도 음악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계절, 시간, 기후별 음악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합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은 여름이 다가오면 정오에서 오후 4시 사이 매장에 흐르는 음악을 왈츠에서 레게로 바꾼다고 합니다.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비밀이 숨어있는데요. 여름 날씨에 찌들려 만사 귀찮아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시원한 느낌의 음악으로 발걸음을 가볍게 해줌으로써 무의식중에 구매욕구를 되살아나게끔 하려는 것이라네요.
이렇게 음악을 통해 고객을 끄는 마케팅은 업종 특성 및 인테리어, 시간대, 고객층 등에 맞게 곡을 선정하지만, 특히 날씨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날씨상황에 알맞은 음악을 내보내 손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구매욕을 자극하는 선진 마케팅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소비자들의 잠재된 니즈(needs)까지 찾아서 채워주는 일등 공신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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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