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명한 하늘 아래, 진하게 물든 단풍이 가을 정취를 더욱 깊게 한다. ⓒ온케이웨더 정연화기자
지난 7일은 겨울에 들어선다는 절기, 입동(立冬)이었습니다. 이후 기온이 차츰 내림세를 보이다가 지난 월요일(11일)에는 중부권에서 올 가을 들어 첫 한파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연일 찬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겨울이 다가왔음을 느끼기에 충분한 날씨였습니다.
달력은 아직 11월 중턱인데요. 길거리에 낙엽이 무성한 요즘이지만 아직 군데군데 울긋불긋 단풍들이 막바지 자태를 뽐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가을바람에 낙엽 떨어지듯 한다는 뜻을 지닌 ‘추풍낙엽(秋風落葉)’, 지금이 딱 그런 때인 것 같습니다.
청명한 하늘 아래 아무생각 없이 책을 읽고 싶은 계절이 바로 ‘가을’입니다. 더위는 늦게까지, 추위는 일찍 찾아오면서 최근엔 봄과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추세인데요. 올해도 때이른 추위가 한반도를 찾아오면서 가을이 왔는가 싶더니 어느새 서둘러 겨울채비를 해야 할 때가 오고 말았습니다.
사색의 계절로 불리는 가을은 유독 생각이 깊어지고 상념에 빠지는 시간도 길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가을과 연관된 사자성어(四字成語) 또한 다른 계절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단언컨대 가을하면 ‘천고마비(天高馬肥)’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가을 하늘이 높으니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가을은 기후가 매우 좋은 계절임을 형용해 이르거나 활동하기 좋은 계절임을 뜻하는 말이죠.
특히 가을의 한자어 ‘추(秋)’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한자어 ‘추’가 들어간 사자성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秋月春風(추월춘풍) : 가을 달과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흘러가는 세월(歲月)을 의미. ▶秋月寒江(추월한강) : 가을 달과 찬 강이라는 뜻으로 유덕(有德)한 사람은 그 마음의 맑기가 가을 달과 찬 강물 같음을 이르는 말. ▶秋夜長長(추야장장) : 가을밤이 길고도 긺. ▶秋收冬藏(추수동장) : 가을에 곡식을 거두고 겨울이 오면 그것을 저장함. ▶秋風索莫(추풍삭막): 가을바람이 삭막하다는 뜻으로 옛날 누렸던 권세는 간곳 없이 초라해진 모습을 이르는 말. ▶秋霜烈日(추상열일) : 가을의 찬 서리와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라는 뜻으로 긴 가을밤을 이르는 말. ▶秋風過耳(추풍과이) : 가을바람이 귀를 스쳐간다는 뜻으로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것.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 추(秋)자 가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처음 생길 무렵에 등불 밑에서 글 읽기가 좋다는 뜻의 ‘新凉燈火(신량등화)’도 가을의 정감을 잘 나타내는 사자성어입니다.
정녕,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남은 가을 중 하루만큼은 파란 하늘 아래서 가을과 연관된 사자성어를 되새기며 내 마음속의 날씨경영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우선 오늘은 ‘국화옆에서’ 시를 읽으며 ‘겨울이야기’ 노래를 한번 들어 보시라고 넌지시 추천해봅니다.
|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