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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일염은 우리나라의 경우 서해안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다. ⓒ온케이웨더 정연화기자 |
23호 태풍 ‘피토’가 북상한다는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강한 바람으로 유리창이 깨지고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태풍은 무서운 존재입니다. 이런 태풍은 어디에서 태어날까요? 바로 ‘바다’입니다. 망망대해(茫茫大海)는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탁 트이죠. 하지만 태풍이나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가 찾아올 때 바다의 모습은 무섭기만 합니다. 이러한 바다에서 보물로 여겨지는 이가 있는데요. 바로 ‘소금’이 그 주인공입니다. 소금은 바다가 주는 선물이지만 인간의 손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상품이 됩니다.
소금은 크게 천일염(天日鹽)과 정제염(精製鹽)으로 나뉘는데요. 천일염은 염전에서 바닷물을 바람과 햇빛으로 수분만 증발시켜 얻은 소금을 말합니다. 이에 반해 정제염은 바닷물을 전기분해 해 이온 수지막으로 불순물과 중금속 등을 제거하고 얻어낸 소금입니다. 천일염은 우리나라의 경우 서해안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지중해와 홍해 연안, 미국, 중국 등에서 많이 생산된다고 합니다. 이렇듯 소금에도 명품은 바로 ‘천일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7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제1회 세계소금박람회(Salt Expo) 품평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염화나트륨 성분이 81.75%로 프랑스 게랑드 소금 89.57%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우리 몸에 이로운 칼륨, 마그네슘 등 미네랄 성분은 3~4배 가량 높았습니다.
국내 최대 천일염 생산지로는 전남 신안군이 유명합니다. 천일염은 같은 염전이라 하더라도 날씨에 따라 품질에 차이가 크다고 합니다. 국내 천일염 제조회사 중 하나인 신일염전 최신일 대표는 “다른 염전들이 통상 3∼11월에 천일염 작업을 하는 데 비해 가장 날씨가 좋은 때인 5~9월에만 주로 소금을 생산한다”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날씨를 파악하고 작업에 나서기 전 또다시 날씨를 확인하고 있다. 비가 5㎜만 내려도 소금 결정이 다 녹아버리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염전지수, 천일염 생산량 증가에 한몫 ‘톡톡’
한편 강수유무, 일조시간, 안개, 풍속 등의 기상정보는 천일염 생산량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서해최북단 섬 백령도에 위치한 화동염전 주민들은 염전작업에 필요한 날씨, 기온, 풍속, 강수확률 등의 기상정보를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합니다. 특히 풍속, 기온, 안개, 강수유무 등 기상상태에 따른 소금 생산량을 분석한 염전지수(SFI·Salt Farm Index)가 최근 개발되자 이를 천일염 생산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염전지수는 ▷풍속(25) ▷기온(10) ▷하늘상태(15) ▷안개유무(25) ▷강수유무(25) 등 각각의 기상요소들을 기준으로 산출되는데요. 80이상이면 ‘최상’, 50~80이면 ‘보통’, 50이하면 ‘최저’의 3단계로 나뉩니다. 염전 작업자들은 기상정보와 염전지수를 활용해 작업일정을 조정하고 강수로 인한 피해를 줄여 작업 능률을 높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기상정보에 염전지수까지 활용한 이후 백령도 염전의 전년 대비 소금생산량은 약 2배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이렇듯 날씨정보는 염전을 생활 터전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입니다. 세계 최고의 천일염이 계속 유지될 수 있었던 것도 날씨정보를 잘 활용한 덕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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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