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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부모님의 손을 꼭 잡고 놀이공원에 놀러갔던 추억이 있습니다. 놀이기구를 타고 동물원의 동물들에게 과자를 주면서 함께 사진도 찍었었는데요. 이런 놀이공원을 경영하는데 있어서 날씨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합니다.
롯데월드는 세계 최대의 실내 테마파크라서 날씨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하지만 롯데월드는 날씨마케팅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해 온 기업으로 손꼽힙니다. 날씨를 잘 활용한 덕분에 지난 2000년 제1회 대한민국 기상정보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 놀이공원은 실내파크인 어드벤쳐와 실외파크인 매직아일랜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어 외부 기상조건에 따라 입장객의 수도 차이가 납니다. 사람들은 봄가을 행락철에는 야외를 선호하고 동절기에는 실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데요. 또 롯데월드는 계절적 성향이 강한 아이스링크와 수영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기상조건이 이용객을 불러들이는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롯데월드의 날씨경영은 5년간의 기상자료를 호스트 컴퓨터(Host Computer)에 입력해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는데서 부터 비롯됩니다. 여기에 날씨 변수를 고려해 입장객 수를 예측해서 시설운영이나 인력배치, 식음료 업장 관리 등 영업지원 계획을 세우는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단지 내에 기상측정시설을 설치해 매일 시간대 별로 기온·강수량·풍향·풍속 등을 기록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이용해 적정한 실내환경(온도·습도)을 유지하고 냉동기 가동시간, 에너지원 수급계획 등을 조절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합니다.
롯데월드는 기상조건이라는 경영변수를 능동적으로 활용해 각종 비효율적인 비용 낭비를 최소화하고 매출증대도 꾀했습니다. 그 결과 연간 매출이 21억원 상당 늘었고, 에너지 절감으로 인한 비용 감소만도 연간 19억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돔’을 개폐하고 조명의 밝기를 조절하는 것도 날씨에 따르고 있습니다. 이곳의 돔은 에너지 절감과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 어드벤쳐와 수영장에 설치됐습니다. 돔은 비가 눈이 오는 날에는 개방되지 않기 때문에 자연채광이 감소해 조명을 밝혀야 하는데요. 날씨정보가 최적의 조명상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수영장 온도는 물론 석촌호수의 담수량도 날씨에 따라 달라집니다. 롯데월드의 실외파크인 매직아일랜드는 석촌호수에 인공 섬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 여름에 많은 비가 내려 석촌호수가 범람하고 매직아일랜드가 침수됐는데요. 피해액만 약 10억원에 달했습니다. 그 후 날씨정보를 활용해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 석촌호수의 물을 빼내어 수위를 낮추고, 가뭄이 예상될 때는 물을 공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에도 날씨는 최우선 고려대상입니다. 궂은 날씨에도 놀이시설은 풀가동되고 공연도 빠짐없이 열리기 때문에 운영비용은 고정적으로 발생합니다. 야외 행사 시간은 일기예보를 고려해 결정하는 게 기본입니다. 비 오는 날 입장객에게 우산을 대여해 주거나 눈이 내리면 티켓요금을 할인하는 이벤트도 기회가 될 때마다 개최하고 있습니다.
롯데월드는 날씨정보를 활용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고 고객서비스를 향상시켰을 뿐 아니라 에너지도 절감해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는데요. 이처럼 실내 놀이공원에 필요한 날씨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그에 적절히 대응해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했고, 결국 매출 상승과 연결시켰습니다.
‘놀이공원’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뭔가 재미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사로잡힙니다. 새로운 시설과 테마 그리고 직원들의 친절함까지. 거기에다 날씨정보를 활용해 항상 쾌적함을 유지한다면 이용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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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