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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나 눈이 오나 365일 24시간 내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업종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택배’입니다. 택배업체는 신속 정확이 생명입니다.
인터넷 클릭 한번으로 새벽 바다에서 갓 잡은 울릉도 오징어가 그날 저녁 서울 사람들 식탁 상에 오르는 것은 이제 예삿일이 돼가고 있는 요즘, 온라인 주문을 하는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바로 ‘배송 지연’이라고 합니다. 간혹 택배업체가 운송일을 지키지 못해 소비자에게 지연금을 물어준다거나 특정일에 도착해야 하는 물품이 날짜를 넘겨 배달돼 물품전액을 변상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스피드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택배업체의 사정이야 어떻든 배송 지연에 대한 아량(雅量)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요즘엔 물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전반적으로 배송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 택배업체들에게도 딱 한 가지 불가항력적인 것이 존재하는데요. 그것이 바로 ‘날씨’입니다. 특히 비나 눈이 올 때 타격이 가장 크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비가 올 경우 배달 시간이 평균 20%나 더 걸리게 되면서 그날 배달할 수 있는 물량이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배송이 지연되는 일도 다반사가 됩니다. 또한 겨울철 갑작스런 폭설 역시 도로 곳곳을 마비시켜 수송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서울에서 제주 사이의 택배는 날씨에 더욱 민감합니다. 기상상태가 좋지 않으면 항공기나 선박 운항이 아예 중단돼 모든 교통편이 끊기고 택배 시기도 지연되면서 보관비용이 추가로 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택배업체들은 날씨정보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업무에 일반 날씨정보는 물론 공항이나 해상 날씨예보도 적극 참고하게 됩니다. 항공기나 선박이 운항할 수 있는지에 따라 주문을 접수할 것인지, 소요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를 미리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택배업체들에게 날씨정보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품목의 다양화’ 입니다. 온라인 유통망 확충으로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상품 구색이 다양해짐에 따라 빠르고 안전한 배송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도 그만큼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엔 기획재정부가 소비자 피해보상 규정을 개정해 택배와 퀵서비스업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택배업계의 책임감이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특히 김치, 생선, 갈비 등의 냉장식품은 택배업체들에게 취급하기 까다로운 배송 물품으로 꼽힙니다. 운송 과정에서 날씨로 인해 변질될 위험이 가장 높기 때문이죠. 이렇듯 운송 중 발생할 수 있는 제품의 훼손율을 낮추고 최대한 신선하게 배송하기 위해 더욱 ‘날씨경영’에 의존하게 됩니다.
택배업체인 현대로지스틱스 역시 ‘고객만족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날씨정보를 경영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상품의 변질을 막기 위해 해당지역의 기온에 맞춰 냉동탑차의 온도를 조절합니다. 무더운 날씨가 예상되는 날엔 전 식품에 아이스팩을 부착하며 냉동 차량도 평소보다 추가로 배치합니다. 또한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제품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포장단계부터 날씨예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인터넷쇼핑, 홈쇼핑 주문 등이 보편화되면서 대형 택배업체들은 하루에도 평균 15만~20만 개에 달할 정도의 많은 택배 물량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택배량이 많더라도 모든 물품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배송해야 한다는 것은 택배업체들의 숙명(宿命)이죠. 하지만 날씨경영을 잘 활용할 경우 신속 정확한 배송을 통해 새벽에 잡은 울릉도 오징어를 신선도 100% 상태로 서울 사람들 저녁 식탁에 바로 올려 놓을 수 있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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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