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경영 > 날씨경영 > 날씨경영 스토리 ㉖ 대박 예고한 ‘실내산업’

일본에서는 올해 무더위 때문에 방한(防寒) 상품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같은 한 여름에 담요·무릎담요·레그워머 등의 방한 상품이 인기라는데요. 종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심한 폭염으로 인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소비자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거죠. 가정이나 직장 등 실내에서 냉방을 계속 틀어 놓은 채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역설적으로 너무 추운 환경이 조성된 때문입니다.

또한 비교적 이른 시기인 8월부터 어묵, 중국 만두 등의 핫 메뉴 매출도 늘고 있다는데요. 예년에는 대개 추석 무렵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를 시작하는데 한참 당겨진 거죠. 밖이 너무 덥다 보니 반대로 시원한 실내에서 따뜻한 상품 수요가 생겨난 것이 흥미롭습니다.

이렇듯 이상기후에 발맞춘 실내산업이 대박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계절을 거스른 ‘역(逆)시즌 마케팅’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를 만든 우리나라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도 비슷한 사례를 보여줍니다. 이 회사는 기후변화 트렌드를 먼저 읽어 낸 다음 재미는 물론, 교육적인 요소까지 잘 접목시켜 애니메이션과 완구라는 실내산업을 일구어 낸 거죠. 특히 지난해 12월 추위가 일찍 찾아오자 집 안에서 뽀로로와 함께하는 아이들도 더 많아 졌다는데요. 이럴 때에 대비해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블루마블 같은 보드게임류나 DIY형 함께 만들기 상품 출시에 주력했다고 합니다. 또한 아이들 성장발육 및 온가족을 위한 실내형 에어보드 등도 만들어 판매를 극대화 했다는 군요.

한편, 기후변화에 기초한 역발상 비즈니스는 주택시장에서도 나타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송도 그린워크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실내 어린이 물놀이장은 물론, 실내 놀이터 등도 갖춰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보호자를 위한 '티하우스'까지 있다는데요. 이렇게 시설을 특색 있게 갖춰 놓으니 그냥 구경 왔던 사람들의 분양신청률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대개 아파트 놀이터는 단지 내 야외에 조성돼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 경우는 단지별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물놀이 시설들을 따로 갖춘 거죠. 게다가 어린이들이 폭염에 지치지 않도록 어린이용 실내 놀이공간인 키즈카페 조성 계획도 갖고 있답니다.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시대의 유망 산업으로 ‘실내산업’이 뜨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겨울에는 경험치를 훌쩍 뛰어넘는 강추위와 폭설이 엄습하고 여름에는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라는 대세를 잘 읽고 시각을 달리할 때 대박의 꿈을 실은 ‘실내산업’이 어느 샌가 우리 곁에 와 있을 것입니다.

신정아 온케이웨더 기자 jungah63@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