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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 장마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관측 사상(1973년 이래) 최초로 50일을 넘길 것 같다는 분석까지 나와 있는데요. 최근 30년 동안의 장마통계를 보면 평균 장마기간은 31~32일, 최장 장마기록은 47일(1998년/제주 기준) 이었습니다. 이런 기록을 감안해 봐도 올 장마는 유난히 긴 편에 속합니다.
이 때문에 집집마다 난리가 났습니다. 바로 습기 때문이죠. 집안 곳곳이 축축해져 곰팡이가 끼는가 하면 빨래 말리기도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가정마다 실내 날씨경영에 비상이 걸렸다고나 할까요. 신문지나 선풍기, 에어컨, 제습기를 동원해 빨래를 말리거나 집안 곳곳의 습기 제거에 나섭니다. 식초나 락스 등으로 위생에 좋지 않은 곰팡이를 잡느라 애쓰기도 합니다. 그래도 개운치가 않은지 “이제 부디 장마 좀 끝났으면 좋겠다”며 푸념하는 주부들이 많습니다.
올 같은 때, 가정 날씨경영의 강력한 구원투수로 등장한 제품이 바로 ‘제습기’입니다. 가히 제습기가 물을 만난 형국입니다. 제습기 없이는 도저히 요즘 같은 실내 습기에 당해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죠. 최근 몇 년 사이 제습기는 가정의 필수품이 돼 버렸습니다. 장마가 오면 고작 ‘물먹는 하마’ 정도를 사다가 옷장 같은 곳에 넣어두면 됐던 시절은 이미 지났습니다.
가정의 이처럼 왕성한 제습기 수요를 기업들이 모를 리 없습니다. 관련 회사들은 갖가지 신제품을 앞세워 수요층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CJ오쇼핑의 경우는 이달 1일부터 일주일 동안 제습기 방송 때마다 3000대씩 판매했다고 합니다. 모 회사 제습기는 주문액이 10억 원에 달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답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이 제품은 전년 대비 판매액이 67%나 늘어났다”고 밝혀 최근의 제습기 판매 급증 현상을 대변해 주었습니다.
제습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제습기가 뜨는 이유로 다음 몇 가지를 듭니다.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예전보다 여름이 길어지고 습도도 높아졌다 ▷주택구조의 변화로 실내에 빨래를 너는 가정이 늘어났다 ▷전력난으로 에어컨보다 전기 소모가 적은 제습기구가 필요해졌다 등입니다.
물론 관련업체들은 여름이 오기 전부터 제습기 생산을 늘려 수요 증가 추세에 대비했습니다. 제품 기능을 업그레이드 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LG전자의 인기 제습기는 10리터 용량으로 최대 41㎡(약 12평)까지 커버가 된다고 합니다. 거실 건조는 물론 신발이나 의류 건조 기능도 있답니다. 위닉스는 각종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발생을 막는 제습기를 내놨습니다. 코웨이가 작년 4월 선보인 제품은 15리터 대용량으로 유해물질을 걸러주는 2단계 필터시스템을 부착했다고 합니다. 위니아만도는 공기청정 기능과 제습 기능을 결합한 ‘에어워셔’를 내놓았고요. 동양매직은 집 안과 밖의 온도 차이로 창문에 물이 고이는 소위 결로 현상을 방지하는 제품을 내놓아 겨울에도 쓸 수 있게 했답니다.
이처럼 심한 기후변화와 긴 장마는 가정과 관련 기업들로 하여금 제습기를 통해 ‘가정 날씨경영의 전문가’가 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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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