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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이익”
급브레이크를 밟은 차가 앞차 바로 뒤에 정확하게 정지하는 순간, 이 소리가 나면서 타이어가 클로즈업됩니다. 타이어 광고 화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죠. 하지만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비가 내리 쏟는 도로에서 노후화된 타이어를 달고서는 광고에서처럼 자로 잰 듯이 급정거하기란 사실상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타이어에는 엄격한 날씨과학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자동차 운전자든, 타이어제조사든 '날씨경영'은 필수입니다. 자동차의 안전과 승객의 생명, 드라이브의 즐거움이 모두 타이어 날씨경영에 의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특히 비가 많고 더운 여름에는 안전운전을 위해 타이어를 체크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요. 기온이 올라가면 타이어의 노면이 뜨거워집니다. 고무재질이다 보니 열에 무척 약하거든요. 타이어가 과열된 상태에서 사이드월(sidewall)에 펑크라도 나면 정말 위험해집니다. 여름철 주행 시는 1∼2시간 운전 후 꼭 휴식을 취하라는 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사실 가장 까다로운 것은 요즘처럼 비가 올 때인데요. 노면의 마찰계수가 현저히 떨어지는 헤비웨트(heavy wet) 컨디션에서의 수막현상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합니다. 타이어와 노면 사이의 물이 배수되지 못하면서 타이어가 노면으로부터 떠버리는 게 수막현상인데요. 일단 이 현상이 발생하면 조향도, 정지도 잘 되지 않은 채 차가 미끄러집니다. 여름철 빗길 교통사고는 바로 이 수막현상에 의해 대부분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타이어제조사는 크게 여름용 타이어와 겨울용 타이어, 사계절 모두 사용 가능한 사계절용 타이어로 나눠 생산합니다. 운전자는 자신의 기호에 따라 타이어를 선택하게 됩니다.
타이어가 날씨에 얼마나 민감한지는 'F1 그랑프리(자동차 경주)'를 살펴보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3대 스포츠로 꼽히는 이 경기에 서양 사람들은 열광한다죠. 2011년 우리나라 전남 영암에서도 'F1 그랑프리'가 열린 적이 있는데 이때 비로 인한 수막현상으로 많은 접촉사고가 난 기억이 새롭습니다. 최고 성능의 타이어를 장착했을 텐데도 말입니다. 'F1 그랑프리'에서 사용하는 타이어 종류만도 마른 노면에서 사용하는 4가지, 젖은 노면에서 쓰는 2가지 등 모두 6가지가 있답니다. 경기장의 온도나 날씨에 따라 최고의 성능을 내는 타이어를 달게 된다는데, 그 키는 '당일 날씨'가 갖게 되죠.
따라서 타이어제조사들이 '날씨경영'에 전력을 다 하지 않을 수 없겠죠. 한국타이어의 경우는 타이어 테스트를 체계적으로 하는 것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고속에서도 안전 주행이 가능한지를 알아보는 고속내구 테스트,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에서의 성능을 각각 검증하는 드라이(dry)/웻(wet) 종합평가, 승차감 및 정숙성 테스트 등을 실시한다고 하는군요.
이 회사는 또 저연비·친환경 타이어 개발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타이어 사용을 권장하는 규제들을 도입하는 추세에 발맞춰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타이어를 연구·개발했다고 하는데요. 정부에 인증 및 신청을 완료하고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한국타이어는 타이어의 생산계획에서부터 시험,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날씨경영'을 적극 적용하고 있습니다. 타이어란 상품이 워낙 날씨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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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