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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레 일반인들은 장마나 폭염을 떠올리면 얼굴을 찌푸리기 일쑤지만 상당수 유통업계 종사자들은 환한 웃음을 짓곤 한다. 그 이유는 장마나 폭염과 같은 날씨를 적절히 활용할 경우 짧은 시간 내에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날씨 마케팅을 일명 ‘폭염경제학’, ‘장마경제학’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학계에서는 날씨정보의 경제적 활용가치가 연간 3조 5000억~6조 5000억 원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홈쇼핑과 인터넷쇼핑의 경우 강우일수 증가와 폭염일수가 늘어날수록 매출이 늘고 호황을 맞는다. 장마나 폭염이 지속되면 사람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최근에는 TV와 인터넷을 통해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은 홈쇼핑 매출에 크게 작용한다.
실제 홈쇼핑 업체의 경우, ‘비수기’로 꼽히던 휴가시즌에도 비 내리는 장마철 날씨 덕분에 때 아닌 호황을 맞기도 한다.
홈쇼핑은 무엇보다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편리함을 지니고 있는 것이 최고의 무기다. 홈쇼핑은 1977년 미국 플로리다 주의 한 라디오방송국에서 처음으로 상업적인 무점포 판매방식의 쇼핑방송을 시작한 것이 시초다.
국내에서는 1995년 8월 정부 주도로 유선방송이 시작되면서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목표아래 현재의 GS홈쇼핑과 CJ홈쇼핑 등 2개사로 출발했다. 첫해 시장규모는 34억 원 정도에 불과했으나 2001년 농수산홈쇼핑과 현대, 롯데 등이 인가를 받으면서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져 2012년 약 11조 원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농수산홈쇼핑의 경우 식품 중심의 홈쇼핑 채널로 출범해 큰 의의가 있다. 2011년에는 업계 최초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농산물우수관리인증 기관으로까지 지정이 됐다.
농수산홈쇼핑(NS홈쇼핑) 마케팅전략본부 조성호 상무는 “아무래도 (농수산홈쇼핑이) 홈쇼핑업계에서 유일하게 ‘식품안전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농산물우수관리인증제도란 생산단계에서 판매단계까지의 농산물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해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통해 농업환경을 보호하는 제도다.
농수산홈쇼핑은 아무래도 식품 중심의 홈쇼핑 채널인 만큼 유통과정에서 날씨로 인해 제품이 변질 되는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이 홈쇼핑은 식품의 안전성을 유지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
조 상무는 “계절별 냉매제 투입량 조절과 저온작업장에서 냉동상품 출고 작업을 야간에 진행(18시~24시)해 익일 고객 배송 시까지 상온 노출시간을 최소화 한다”며 “제조업체로부터 안전한 입고를 위해 교육받은 배송기사를 투입하고 물류센터 입고 보관상품의 온도를 일일이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식품안전센터’에서는 미생물 분석 설비와 전문 연구원을 통해 위험성 예상 상품에 대한 정기 모니터링을 월 100~120건 정도 실시하며, 식품전문 QA요원들은 전국에 있는 제조업체의 위생 안전성 점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뗄레야 뗄 수 없는 ‘날씨와 홈쇼핑의 관계’
홈쇼핑 매출에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날씨다. 비가 많고, 무더위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올 여름 홈쇼핑 업계는 여름철 화장품이나 야외 놀이 용품 등을 편성해 대응하고 있다.
조 상무는 “여름에는 시원한 느낌을 주는 남성기능성 드로즈(속옷)가 높은 판매 효율을 보이고 여름자외선 차단상품인 BB크림이 저가 구성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면서 “장마로 인한 칙칙한 날씨 때문에 남성들에게 필요한 남성스킨, 로션제품과 향수도 지속적으로 좋은 효율을 보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파가 이어졌던 겨울에도 홈쇼핑 업계는 한파 덕택을 톡톡히 봤다. 그는 “한파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 있는 경향이 커져 홈쇼핑자체의 효과를 누리기도 했지만, ‘따뜻함’을 연상시키는 제품들 판매 편성을 늘린 것 역시 매출을 올리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1년 4계절의 사이클로 돌아가는 계절적 특성에 따라 홈쇼핑의 편성 전략이 달라지는 건 당연하다. 계절에 따라 날씨 변화에 맞는 상품을 편성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또한 갑자기 게릴라성 폭우가 이어진다든지, 폭염이 극성을 부린다든지 하는 날씨변화가 생길 경우에도 편성을 변경하기도 한다.
조 상무는 “긴급 편성은 흔치 않은 경우긴 하지만 장마나 폭우의 영향으로 채소 값이 폭등했을 때 김치 판매 방송을 대폭 늘여 편성한 적이 있다”면서 “그 결과 전년 대비 한 달 매출이 세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날씨가 소비자의 구매심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홈쇼핑업계는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를 주시하고 있다.
조 상무는 “날씨 데이터는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를 통해 공급 받고 있으며, 장마나 태풍과 같이 농수축산물 등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되면 24시간 긴급 뉴스를 제공하는 YTN을 수시로 모니터 한다”고 설명했다.
NS홈쇼핑은 2006년 기상청과 홈쇼핑TV를 통해서도 특보사항 같은 긴급날씨정보를 전달하도록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실제로 기상악화 현상이 나타날 때 긴급날씨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조 상무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국민의 재난피해방지를 목적으로 홈쇼핑 5사에 재난방송을 송출하도록 승인했다”면서 “이로 인해 지진, 해일, 홍수, 태풍, 강풍, 폭설 및 호우가 발생하면 멘트 및 재난방송 자막을 송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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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