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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은 주로 옥외에서 생산 활동이 이뤄지며 날씨, 기후, 계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날씨 변화에 따라 시공품질 저하, 부실시공 가능성, 시설파손, 안전사고 및 공정지연 등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날씨변화를 반영한 설계-시공-관리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공사 진행 시 날씨의 변화에 따라 공정을 신축성 있게 조정하는 ‘날씨경영’을 도입, 특화된 기상정보를 전국 곳곳의 공사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이 기상정보 구입에 투자하는 비용은 연간 2000만~3000만 원선인데 비해 비용절감 효과는 연간 3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교량이나 해저터널 공사는 사소한 날씨 변화만으로도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많은 대형 공사 현장이 민간기상업체의 컨설팅을 활용해 공사일정을 수립하고 있다. 기상정보가 점점 맞춤형 정보로 변화하면서 민간 기상업체에서 제공하는 특화된 기상서비스는 건설업체에 필수 요소가 됐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 홍지열 정보사업팀장은 “건설기상정보와 일반기상정보의 가장 큰 차이점은 건설 현장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건설사에서 진행 중인 공사 현장이나 본사, 지사, 사업소별로 기상정보를 보내고 있으며, (기상정보를) 그룹웨어로 링크를 걸거나 시스템을 구축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팀장은 “대형 건설사 대부분은 기상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데 비해 중견 건설사들은 아직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곳이 많다”며 “최근 기상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악기상을 미리 대비하면 재해를 막을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대부분 건설사에서 기상정보 도입을 서두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해빙기 안전사고 중 인명 피해의 90% 이상이 건설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날씨변화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산업현장의 예상치 못한 기상상황은 공사의 품질이나 비용면에서 막대한 손실을 가져다준다.

 

서희건설 김채용 차장은 “지난해 사상 초유의 폭염으로 인한 근로자의 탈진, 일사병 등으로 작업의 효율이 높지 않았고, 가을에는 태풍이 4개나 불어닥치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일수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는 눈이 많이 왔고, 겨울철엔 혹한으로 인해 공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건설현장에서는 공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온, 습도, 강수확률, 예상 강수량 등을 꼼꼼히 확인해 당일 진행할 공정의 속도와 작업을 체크한다. 이와 관련된 기상정보 활용은 천후표로부터 시작된다. 서희건설 홍호철 관리과장은 “기상정보를 확인해 당일 날씨를 천후표에 작성해 월말 통계 때 공사를 수행한 날짜를 확인하는 기초 자료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공영춘 서희건설 현장소장도 “당일의 기상정보에 따라 공정 자체가 달라진다”며 “내부 작업을 할 것인가 외부 작업을 할 것인가부터 작업의 중지 및 진행 방향 등이 결정되므로 날씨정보 활용은 가장 중요한 경영 요소”라고 강조했다.

 

 

현장 관리자들은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작업으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꼽는다. 날씨를 잘 활용하면 시간적 피해를 최소화해 공사비 절감에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온에 따른 작업을 빨리 마치기 위해 날씨정보를 활용하고 계절에 따라 대처방안을 달리 준비한다.

 

겨울철엔 날이 추워 콘크리트 반죽이 잘 굳지 않는다. 서희건설 최연호 건설과장은 “겨울철에는 외부 날씨가 영하권이기 때문에 보온이나 난로, 열풍기를 설치해 내부 기온을 영상으로 만들어 양생이 최대한 빨리 되도록 조치한다”고 말했다.

 

고층작업 시에도 날씨정보는 중요한 정보로 활용된다. 최 과장은 “강풍이 불 때에는 고층 작업자들의 안전을 위해 외부 쪽 작업을 미루고 안전과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케이웨더 정보사업팀 홍지열 팀장은 “건설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것은 ‘풍속’”이라며 “일정 기준 이상 바람이 불게 되면 건설 현장에서 작업 중인 크레인이 넘어갈 수 있고 크레인이 넘어가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풍속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날씨 변화에 따른 피해를 줄이고 비용 절감을 위해 건설업체들은 날씨 변화를 반영한 설계와 시공, 관리 등 기상정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3년 말 개통예정으로 구리암사대교건설 현장의 공사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업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기상업체의 건설기상정보 컨설팅을 활용해 날씨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철근 콘크리트 공사의 경우 눈은 0.5cm초과, 비 5mm초과, 최저온도 0℃ 미만, 최고풍속 10m/s 이상일 때 작업을 중지한다. 특히 현장의 현재 풍속과 풍력등급에 따른 풍속별 작업 범위를 안전작업범위, 주의, 경고, 위험의 4단계로 구분해 공사현장에 전달한다.
 
이를 통해 현대건설은 재해·안전관리 및 공기단축, 인력관리, 생산성 향상 등의 경제적 효과와 함께 총 145억원의 건설비용도 절감했다.

 

대우건설은 전국의 공사현장 관리를 위해 ‘포인트예보’를 활용하고 있다. 포인트예보란 각 공사현장별로 제공되는 3시간 간격의 기상정보를 말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건설기상정보도 구축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현장에서 즉각 기상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를 통해 공정관리 5억원, 품질관리 11억원, 안전관리6억원, 원가관리 7억원 등 총 29억원의 직접비용을 절감하고 안전한 작업장을 구현하고 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