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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업종에 비해 날씨의 영향을 직접 받는 항공업계는 하루 24시간을 늘 날씨와 함께 한다. 항공기는 전 세계 곳곳에서 실시간으로 운항되며, 항공기 운항에는 반드시 기상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항공기상청도 하루 24시간 끊임없이 항공기상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날씨 변화는 비행기 사고로 연결 될 수 있으므로 항공에서의 기상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공기상청은 전국 항공기상실과 정보 교류를 위해 원격으로 아침마다 회의를 진행한다. 고정석 항공기상청 기술서기관은 “본청과 공항기상대간의 날씨에 대한 토론 자리가 하루에 기본적으로 두 번, 위험 기상이 있을 때에는 수시로 마련된다”고 말했다.

 

항공기상예보는 일반 기상청 예보와 다른 점이 많다. 김지원 항공기상청 예보관은 “항공기상예보는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데 필요한 바람, 기온, 시정, 운고 등과 같은 정보를 포함한다”며 “비행기가 항로를 이동할 때 바람이 부는 난류 지역이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제트 기류, 비행기 표면에 얼음이 얼어붙을 수 있는 착빙 구역 정보 등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항공기상예보 체계는 비행기의 이륙과 상승, 항해, 하강, 착륙까지 5단계를 거치며 위험 기상 예보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공항예보, 착륙예보, 이륙예보는 물론 윈드시어 경보와 같은 특보도 발효한다.

 

윈드시어란 짧은 수평, 수직거리 내에서 바람의 방향과 속도가 갑자기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난기류의 일종으로 고도가 낮은 곳에서 풍향과 풍속이 급변하는 현상인 윈드시어(wind shear)는 이착륙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 특히 해안가와 산악지형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공항에서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윈드시어로 인해 제주도에 도착해야 할 비행기가 서울로 회항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과거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는 정기 화물기가 착륙하던 중 기체가 전복돼 폭발하는 사고도 있었다.

 

윤정식 항공기상청 예보관은 “윈드시어는 수평과 수직의 공기층에서 급격한 풍향과 풍속의 변화가 있을 때 발생한다”면서 “이를 탐지하기 위해 저층바람시어경보장비나 연직바람관측장비(윈드프로파일러)를 이용하고 있고, 현상이 발생되면 윈드시어 경보를 각 공항별로 발표한다”고 말했다.

 

이런 예보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공항 활주로에 설치돼 있는 항공기상관측장비(AMOS)다. AMOS는 활주로상의 풍향, 풍속, 시정, 활주로 가시거리, 기온, 기압과 강수량 등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항공기상관측장비다.

 

 

항공기상정보들이 수집되면 계류장 관제탑에서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분석해 공항에 기상실황에 관한 관측정보를 항공교통 업무기관이나 비행 승무원, 공항 운영 업무 수행기관에 제공한다.

 

전미영 항공기상청 예보관은 “항공 고정통신망을 이용해 우리나라의 기상자료를 보냄과 동시에 전 세계의 기상자료를 수집하고 그 정보를 항공사와 항공교통 관련 기관에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항공기상청은 워싱턴과 런던의 세계공역예보센터에서 자료를 받아 전 세계 항공로와 공역의 상층바람, 기온, 위험기상정보를 항공기에 제공하기 위해 세계공역예보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상정보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람이다. 바람은 항공기 운항에 위험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잘만 이용하면 경제적으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제트기류다. 태평양 북반구 지역에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강력한 공기의 흐름인 제트기류를 이용하면 비행시간을 2시간에서 3시간까지 줄일 수 있다.

 

노성운 항공기상청 예보관은 “중위도 지방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람이 부는 편서풍대에 속한다”며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갈 때나 영국에서 우리나라로 올 때처럼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일 때는 이 제트기류를 타고 2~3시간 정도 비행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연료비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취항 초기부터 기상정보를 활용한 항공기 운항시스템(EFOS)을 개발했다. 자체 개발한 EFOS는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기상정보와 운항정보를 비행 중인 항공기에 전달하는 종합 시스템이다.

 

종합통제실은 EFOS 시스템을 통해 기상재해예방 안전시스템을 운영한다. 이로 인해 기상변화에 따른 위험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최신 기상정보를 반영해 항공기의 항로를 조절한다.

 

항공기 운행 계획은 우선 그날의 해당 노선에 대한 예약 승객을 확인한다. 그 후 예약 승객의 최종적인 무게와 그날의 바람 성분을 합산해 최종적인 항로와 비행 계획을 산출하게 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악기상이 예상되지만 2시간 이내에 호전될 것으로 판단되면 지연해서라도 운항하는 것을 1차적으로 검토한다”면서 “2시간 이상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결항이라는 상황까지도 검토하며, 날씨가 호전되는 상황에 따라 대체편을 투입해 불편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항공기 운항을 제약하는 강풍이나 시계 제로 등 불순한 날씨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모의비행훈련을 통해 대비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온실가스 절감 노력도 펴고 있다. 예를 들어 순항고도의 제트기류를 최적으로 활용해 순풍을 타기도 하고 역풍이 불 땐 회피해서 오기도 한다.
 
항공기는 무게가 가벼울수록 온실가스를 덜 배출한다. 따라서 항공기에 탑재할 무겁고 방대한 안전관련 규정과 책자를 전자문서화 했다. 

 

이스타항공 종합통제실 관계자는 “절대 안전운항이 날씨경영의 최종 목표”라며 “규정과 절차, 시스템, 인적자원 등을 교육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지난 2000년 사내 기상 전문가 그룹 운영을 시작했다. 전문가 그룹은 항공 기상 분석, 악기상 분석을 통한 항공기 운항 시간 조정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아울러 공항 악기상 현상을 자동 수집해 운항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기상감시 및 분석을 위한 통합시스템을 비롯해 운항승무원 브리핑용 기상 제공 시스템, 비행계획시스템과 연동된 기상분석 시스템 등을 개발운영하면서 운항 안전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기상부문 투자와 날씨 활용을 통해 기상요인으로 인한 국내선 결항률 38%, 회항률 44%가 감소해 연간 60억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것. 또한 최대 80% 이상의 비정상 운항 편을 감소시켜 연간 7억 원 정도의 비용 절감효과도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케이웨더 등 민간기상업체로부터 기상정보를 입수해 실시간 운항정보 및 취항지와 현지의 기상 상황 등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