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업계의 특성상 대부분의 작업이 바다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기상정보나 장비를 이용, 태풍이나 해일 등 기상재해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TV나 신문 등 언론매체를 통해 발표되는 기상청 기상정보는 대(對)국민 기상예보다. 따라서 업체들은 특정 지역의 포괄적인 기상상황보다 더 구체적인 지역의 바람과 강수 정보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면 경상도의 비 올 확률이 필요한 게 아니라 조선현장인 울산 동구의 기상상황이 필요한 것이다.

때문에 특화된 국지기상정보를 민간 기상업체들로부터 제공 받아 활용하고 있다. 그 결과 작업공정 스케줄 관리·조정, 태풍 등 위험기상 조기대처 및 방재대책 수립, 현장 안전관리 등이 가능해졌다.

 

 

현대중공업은 IT기반 기상관측시스템 구축을 통해 사업 기획 단계부터 기상정보를 활용해 생산 스케줄을 진행시키고 있다. 연간 100여 척의 선박을 건조하는 현대중공업은 사내외에 설치된 20여개의 기상관측장비로 선박 건조에 영향을 주는 각종 기상요소를 측정하고 그것을 업무에 활용한다.
 
수집 분석된 기상정보는 조선작업지수 산출을 통해 건조공정 각 과정의 의사결정에 이용된다. 작업현장에 제공되는 월파예보와 3일·일주일 예보는 공정간 생산 계획 및 주간 생산 계획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국내 바다는 물론 일본·중국의 해상 날씨도 실시간으로 파악해 기상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쿠웨이트 등 해외 주요 공사현장의 기상정보까지 분석해 활용하고 있다.
 
태풍이 잦은 여름에는 종합태풍상황실을 운영한다. 또한 수준 높은 기상정보를 공유하고 재해예방을 하기 위해 기상청 및 국립해양조사원 등과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는 조선소 내 자동기상관측장비(AWS)의 관측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다. 조선소가 위치한 옥포만의 기후 특성을 분석하고 기상학적 특성이 작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독자적인 예보 모델을 구축했다.
 
이 예보모델을 통해 생산된 특화기상정보는 회사 인트라넷을 통해 조선소와 10개 주요 항로의 기상정보로 활용된다. 작업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위험 기상 시 신속한 대처로 산업재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특히 태풍이 발생할 경우 조선소 전담 예보관을 배치해 태풍 발생부터 내습까지 체계적인 대응체계를 수립한다. 태풍 내습 정보와 함께 피항 또는 항내 정박 권고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 특화기상정보를 활용해 기상정보 이용료의 150배인 연 12억 원 가량의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

 

 

기상장비를 국산화해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들고 회사 성장을 도모하는 중소기업도 있다.

 

부산에 위치한 신동디지텍은 선박에 탑재되는 레이더나 통신장치 등을 조선소에 공급한다. 바다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을 앞세워 해양 IT 관련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05년 해양기상 관측 분야로 눈을 돌려 해양기상관측장비 ‘부이’를 개발했다. 부이는 선박 운항에 필요한 바다 날씨 정보수집 장비로 개발 전까진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해 왔다.

 

강용수 신동디지텍 해양기술사업부 팀장은 “개발 전만 해도 비용과 관리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제작부터 운영까지 차질 없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현재 국산화된 부이를 통해 매일 날씨와 파도 등을 관측해 기상청에 상황을 보고한다. 기상청은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상관측실황과 예보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강 팀장은 “비록 고가의 장비지만 부이를 개발하게 돼 대외 인지도가 높아지고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초기엔 투자가 앞섰지만 현재는 관련 분야 매출이 전체의 약 10% 정도를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다와 관련된 장비들을 만들다 보니 날씨의 영향을 받는 건 당연하다. 회사는 주로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확인한다. 아무래도 바다가 주 무대이기 때문에 좀 더 세분화되고 정밀한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구역별 바다날씨와 전문가용 예측모델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단기예보, 주간예보 등은 직원들끼리 사내 이메일로 전달받는다. 회사 건물에는 자동기상관측 시스템도 구축돼 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