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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은 1945년 설립 이래 지난 68년간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식문화를 선도해 온 식품기업에 속한다. 현재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삼립식품 등 계열사를 통해 프랜차이즈사업과 브랜드빵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삼립식품은 브랜드 빵 부문, 파리바게뜨는 베이커리부문, 배스킨라빈스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던킨도너츠는 도넛 부문에서 각각 동종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창립 60주년을 맞은 지난 200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2011년엔 매출 3조원을 넘어섰다. <위 그래픽 참조> 총 20여 개 브랜드, 전국 5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에 진출한 이래 지난해 12월까지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 총 133개 점포를 열어 한국 베이커리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SPC그룹 측은 파리바게뜨의 해외 진출 성공 요인으로 ′맛과 현지화′를 꼽으며 “현지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맛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식품업체인 만큼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날씨’다. 식품은 유통과정에서 날씨로 인해 변질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 업체는 식품의 안전성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업체의 식품 안전관리 시스템은 원료 구매부터 생산·유통·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의 위해(危害) 요소를 사전에 감지하고 상시 예방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는 첨단설비와 식품 안전 시스템을 자랑하는 파리바게뜨 평택공장에 특히 잘 구비돼 있다.

 

파리바게뜨 평택공장은 사전 협의를 통해 허용된 인원만 현장 진입이 가능할 정도로 까다롭다. 첨단 과학이 적용된 식품안전설비를 통해 엄격한 원료 이물 선별 단계와 제조공정을 거친 제품만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또한 그룹차원의 SPC 식품안전센터를 운영해 연 1만5000회 이상의 사업장 위생 점검과 연 1만2000여 건의 분석 평가를 실시하는 등 현장의 위생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식품 판매 일선을 맡은 가맹점들도 기상정보를 활용해 매출 판매 증대를 꾀하고 있다. SPC그룹은 작년 6월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와 제휴를 맺고 날씨경영을 적극 도입했다. 지역별로 세부 날씨정보를 제공받아 매장 POS(Point of Sale=판매시점정보) 관리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매장의 주문처리 시스템과 관리자의 메인 컴퓨터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판매시점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통합·분석·평가한다. 각 매장에서는 이 같은 날씨정보를 활용해 주문 발주나 진열을 달리 하곤 한다. 철저한 시간대별, 요일별 매출분석을 통해 각 매장 매출증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김범호 SPC 그룹 전무는 “가맹점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POS시스템을 통해 온도, 습도 등의 날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그 외에도 계절 지수에 따른 객수, 유형별 매출 등을 기간별로 도출한 데이터를 제공해 날씨에 따른 현장 판매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빵 종류별 날씨와의 매출 상관관계를 분석해 시스템화한 ‘날씨판매지수’를 들 수 있다.

 

날씨판매지수란 기상관측소를 기준으로 169개 지역으로 구분해 해당지역 점포들의 과거 5년간 판매내역을 분석, 날씨 변화가 제품 종류별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지표화한 것이다. 이 자료는 실시간으로 전국에 있는 파리바게뜨 점포 단말기에 제공된다.

 

이를 통해 기온이 높으면 ‘쿨데니쉬’나 ‘녹차단팥크림빵’처럼 차갑게 먹는 빵 제품과 빙수 판매가 상승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피자빵’ 같은 조리빵류가 인기를 얻는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됐다.

 

김 전무는 “예전엔 비가 오면 피자빵 같은 조리빵이 많이 나가는 걸 감으로 알았지만 지금은 구체적인 데이터가 있어 판매를 예측하고 주문할 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날씨정보를 활용한 후 한 달 만에 조리빵 매출이 30%나 늘었다.

 

특히 날씨변화의 민감한 상품을 찾아 과거 일주일간 판매된 데이터를 날씨정보와 함께 점포에 제공해 각 매장에서는 날씨판매지수로 당일 생산할 빵의 수량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날씨 정보를 활용하고 난 뒤 달라진 점은 또 있다. POS의 날씨정보를 보고 주문량과 주문시기를 결정하다 보니 폐기량이 줄고 매출도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빵이 대중화되면서 베이커리는 전 연령층이 즐기는 식문화로 자리 잡았다. 다만 다양한 카테고리 군의 제품이 출시되면서 각각의 연령층이 선호하는 제품이 차별화되고 있는 추세다.

 

김 전무는 “치즈케익과 같은 디저트류가 젊은 여성에게 어필하고 있다면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는 직장인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매층의 특성도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만 날씨 또한 무시 못 할 요소다.

 

그는 “계절별로 선호하는 빵은 온도에 따라 판매가 달라지기도 한다”며 “식품 업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고객들이 어떤 특정 상품을 필요로 할 때 판매가 가능하도록 필요한 만큼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년 4계절의 사이클로 돌아가는 계절적 특성에 따라 상품 기획 전략도 달라진다.

 

고선옥 파리바게뜨 대리는 “먹거리는 계절에 앞서 출시돼야 하기 때문에 계절이 오기 서너 달 전부터 상품 기획에 들어간다”며 “이러한 기획 단계에서 특히 신경을 쓰는 것이 각 계절별로 적합한 원료를 차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계절별로 가장 신선한 원료를 적극 사용하고자 봄엔 딸기, 가을엔 사과나 단호박 등의 제철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 여름에는 시원한 느낌의 과일 필링 도넛이나 셔벗 아이스크림, 겨울에는 선호도가 높은 초콜릿 도넛이나 치즈가 많이 들어간 아이스크림 제품과 같이 계절별 집중 상품군 비중을 높이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같은 대형 시즌 이슈는 사실 해당년도 시즌이 종료되자마자 다음해 시즌을 준비한다. 그만큼 오랜 시간을 들여 제품부터 마케팅 활동까지 꼼꼼한 준비 기간을 거치게 된다는 얘기다.

 

고 대리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는 시즌 이슈를 고려해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지, 시장에서 차별화되는 제품인지 등을 철저히 조사한다”며 “무엇보다 먹는 제품인 만큼 소비자에게 최고의 맛을 선사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날씨와의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는 식품업계는 그날 그날의 날씨정보 뿐만 아니라 계절별 장기예보까지 날씨 정보수집이 중요하다.

 

고 대리는 “민간기상업체를 통한 상세한 날씨데이터를 확보해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과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10월 제2회 날씨경영인증 기업으로 선정됐다.

 

김 전무는 “가맹점의 90% 이상이 날씨판매지수를 점포운영에 적극 활용해 매출 증대는 물론 영업이익까지 올리고 있다”며 “본사의 경우도 가맹점의 주문량에 미리 대응해 생산량을 미리 조절할 수 있어 윈윈효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는 날씨판매지수를 좀 더 정확하게 보완해 모든 매장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적시에 구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