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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자(46) 대표(왼쪽 두번째)가 제7회 기상정보대상에서 은상을 받고 기념촬영을 했다.

 

대전에 위치한 ‘봉달이 명품김밥’의 김봉자(46) 대표는 기상청 단골손님이다. 지난해 기상청으로부터 기상정보대상 은상을 수상한데 이어 날씨경영인증도 받았다. 김 대표는 기상방송과 기상청 홈페이지, 기상콜센터 등이 제공하는 기상정보를 활용, 날씨에 따른 김밥 매출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예보에 맞춰 김밥재료를 준비해 30% 가량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동 10㎡(3평)와 정림동 25㎡(8평)의 작은 공간에 위치한 이 업체는 이처럼 체계적인 기상정보 활용을 통해 소상공인으로 앞서가는 날씨경영을 선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매일 영업 시작 전에 131 기상콜센터를 통해 둔산동과 정림동의 기온과 우천여부, 나들이지수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는다”며 “날씨정보를 갖고 당일 음식재료와 김밥 생산량을 조절한다”고 말했다.
 
날씨정보의 활용가치는 상당했다. 그는 “맑은 날씨인 주말의 경우 재료 주문량을 평소보다 70% 가량 더 늘리고, 우천 시엔 사전 취소건과 현장판매 감소분을 감안해 재료 주문을 약 50% 줄임으로써 재료 폐기로 인한 손실을 막아 원가절감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봉달이 김밥집이 처음부터 날씨 정보를 활용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 가게 문을 열었을 당시에는 다른 김밥집들처럼 당일 주문을 받고 김밥을 팔았다. 하루 예상 판매액을 정해 놓고 김밥재료를 준비했지만 날씨로 인해 단체주문이 취소되는 날이 많았다.

 

마침내 하루 매출이 예상 매출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더군다나 남는 재료는 모두 폐기처분 할 수밖에 없어 이래저래 경영은 어려워졌다.
 
살아남기 위해 김밥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나들이 철에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김 대표 눈에 들어온 해결책이 날씨 예보였다. 가격이나 맛이 아니라 ‘날씨’였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날씨경영에 나서고 있는 이 업체의 매출은 쪽박 수준이던 초창기와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하루에 20만~30만원 정도의 매출을 보였지만 지금은 3~4배 가량으로 늘었다”며 “날씨 정보를 활용하고 거기에 맞춰 메뉴를 개발한 것이 지금과 같은 대박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 김밥 전문점은 TV·인터넷·131 기상콜센터 등 모든 날씨정보를 활용해 당일 김밥 재료와 주문량을 조절한다. 이를 통해 우천 등에 따른 사전 주문 취소를 최소화했고, 그 결과 나들이 철 매출이 평소 매출 1000만원보다 크게 늘어난 3000만원 가량으로 올라섰다.
 
김 대표는 “주문량을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재료손실을 줄였고 그 결과 김밥 한 줄을 2000원으로 봤을 때 10%인 200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며 “날씨경영 이후 한 달 매출이 3000만원 수준이라 한 달에 300만원을 절약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김밥과 온도의 상관관계도 꼼꼼히 분석하고 연구했다. 그는 “김밥은 일 최고기온 약 15도 이상부터 매출이 상승하다 30도를 넘어서면 다소 줄어든다”며 “기온 외에도 날씨의 맑음 정도에 따라 매출이 변한다”고 말했다.

 

 

요식업은 무엇보다 재료의 신선도가 중요하다. 이 업체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로 신선한 재료를 빼놓을 수 없다.

 

김 대표는 “새벽 4시가 되면 식자재물류센터 및 농수산물 공판장에서 신선한 물건을 당일 구매하고 기타 식자재는 원산지에서 직접 제공받아 고객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정성을 다해 조리한다”고 말했다.

 

또한 냉장고마다 각각 온도계를 설치했다. 이유는 온도에 따른 재료의 변질을 막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여름철 온도관리는 겨울철보다 더 꼼꼼히 해야 한다”며 “채소나 재료들은 싱싱한 것으로 골라야 볶아놓았을 때 김밥이 맛있다”고 말했다.

 

여러 재료가 사용되는 김밥의 특성상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게 되면 변질의 위험이 생긴다. 특히 기온이 30도 이상일 경우 김밥이 상할 위험은 더욱 커져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김밥이 금방 식기 때문에 박스에 포장을 해 소비자를 최대한 배려한다. 김 대표는 “김밥이 차가우면 품질이 떨어져 소비자 입장에서는 식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단열 효과를 위해 보온 박스에 김밥을 포장해 공급한다”고 말했다.

 

봉달이 명품김밥이 날씨에 주목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위생이다.

 

여름철 열대야 예보가 있을 경우 위생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였다. 특히 시금치는 상하기 쉬운 식재료로써 변질 위험이 큰 날씨에는 가급적 오이나 부추 등으로 대체해 김밥을 만들었다.

 

덥고 습한 날에는 재료를 볶는 시간을 조금 늘려 상하는 것을 방지했다. 여기에 항균성분이 함유된 매실액기스와 과일식초를 첨가했다. 또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는 2시간 이내에 섭취할 것을 당부했고, 식재료에 대한 냉장보관을 철저히 함으로써 식중독 등 사고방지에 만전을 기했다.

 

날씨는 고객들의 음식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날씨에 따라 고객들이 선호하는 김밥의 종류는 다양하다. 

 

김 대표는 “비가 오면 사람들이 기름기 있는 음식을 많이 찾는다는 걸 알고 김밥 메뉴 중 족발김밥 등 신메뉴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족발김밥 외에도 더운날 식욕을 살피는 땡초김밥, 사계절 내내 잘 팔리는 진미 김밥 등 날씨에 따른 메뉴개발도 매출 증대에 한 몫을 했다.
 
중소 자영업자로 앞서가는 날씨경영 선보여

 

날씨정보를 영업에 활용하는 만큼 날씨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다. 지난해 인근 연구단지의 모 기관에서 등반 대회가 열려 단체주문을 받았다. 하지만 행사 당일 비가 온다는 소식에 주문을 취소한 일이 발생했다.
 
이에 김 대표는 “기상정보를 늘 접하는 입장이라 오전에 이슬비만 내리고 흐린 날씨가 지속된다고 조언해 등반대회는 그대로 진행됐다”며 “그 일을 계기로 주변 연구소들도 소개받아 거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의 입소문과 기상정보대상 수상 소식까지 더해져 현재 이 작은 김밥집은 체인점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수상 이후 체인점문의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개설되는 체인점에는 기상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전용컴퓨터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요식 업체들도 이뤄내기 힘든 날씨경영을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성공적으로 이뤄낸 봉달이 명품김밥.
 
김 대표는 “날씨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이기 때문에 날씨정보를 알면 돈이 떨어지는 곳을 알 수 있다”며 “날씨를 활용해 봉달이 김밥의 노하우를 나누고 어려운 사람들도 돕고 싶다”고 전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