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경영 > 날씨경영 > 한국 기상재해 날씨보험 보상은 6%에 불과

이번 심포지엄은 국립기상연구소와 보험연구원이 공동 주관했으며, 행사에는 기상청·금융위원회·보험연구원·기상 및 보험업계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은 개회사를 통해 “자연재해가 날로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 2월 국립기상연구소와 보험연구원이 상호협력 MOU를 체결했고 그 일환으로 이번 심포지엄을 열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김대식 보험연구원장은 “날씨가 기업 활동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는 사실을 이젠 많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번 행사가 국민들의 생활과 기업의 경제활동에 기여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자리에서 당장 무슨 결과가 나오기는 힘들겠지만 앞으로 어떤 해결방안이 있을지, 어떤 상품으로 서비스하는 것이 좋을 지 등에 대한 정책 토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축사를 맡은 김대식 보험연구원장

주제발표 순서에서 좌장을 맡았던 보험연구원 진익 실장은 “미래에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두 가지 요소가 있는데 인구구조변화와 기후변화가 그것이다. 인구구조변화에는 그런대로 대응해 왔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뒤늦은 감이 있다. 오늘은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기후변화로 인해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날씨보험에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각기 다른 3가지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첫 번째 주제발표자는 국립기상연구소 김백조 정책연구과장이었으며, 주제는 ‘날씨·기후변화의 영향과 산업’이었다. 김 과장은 발표를 통해 “미국은 지난해 홍수·뇌우·폭설 등 기상재해 피해액 627억달러(약 75.2조원) 중 보험손실(insured loss=보험 약관에 규정된 위험요소로 인해 직접적인 손실이 발생했을 때 보험금 지급 한도 내에서 보험사가 피보험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이 339억달러(약 40.7조원)로 54%를 차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11년 기상재해로 발생한 피해액 7942억원(재해연보, 2012) 중 날씨관련 보험(풍수해보험·농작물 재해보험·날씨보험)으로 지급된 보상액이 478억원(손해보험협회)으로 불과 6% 정도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작년 전 세계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 3700억달러(약 444조원) 중 보험손실이 1100억달러(약 132조원)로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 보상을 날씨보험을 통해 보장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이나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자는 보험연구원 조재린 박사였으며, 주제는 ‘날씨보험 현황과 전망’이었다. 조 박사는 ‘지수형 날씨보험’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농작물 보험을 중심으로 지수형 날씨보험이 미국, 캐나다, 멕시코, 인도, 중국 등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일본의 경우 손해보험사 중심의 맞춤형 상품 위주로 출발했으며 2000년 이후 태풍, 강우량, 강설량 등에 맞춰 상품이 개발되면서 점차 보험의 틀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 두 번째 발표에 나선 조재린 연구위원

그는 또 서울지역 7∼9월 냉방도일(Cooling Degree Days, CDD)에 관한 지수형 날씨보험 개발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평균 CDD보다 낮은 기준지수 3가지 사례(450, 450, 400)에 대해 지수한도를 각각 350, 400, 350으로 두고 최대지급보험금을 1억원, 5000만원, 5000만원으로 정했을 경우 납입보험금이 최대 230만원에서 최소 29만원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아래표 참조)”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이는 보험계약자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지수형 보험상품 개발이 가능함을 의미하며, 그것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적정 지수개발을 위해 기상전문가와 지속적으로 공동연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로 주제발표자는 (주)에코브레인 이영미 대표였으며, 주제는 ‘날씨보험 시장확대를 위한 기반연구’였다. 이 대표는 날씨보험을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고 발표를 했다. 그는 날씨보험과 관련, 코리안리서치와 공동 설문조사(민·관·학 165개 기관, 274명, 24개 문항)한 결과를 제시하며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이 적정 날씨보험료로 소속 기업 매출 대비 2% 미만을 선호(64.2%)했으며, 적정보상 범위는 피해액 대비 40∼80%라는 응답(61%)이 다수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설문응답자의 66.1%가 날씨보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다양한 홍보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기상과 보험의 역할 분담을 통해 효율적인 날씨보험시장 형성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날씨보험 활성화 방안으로 ▶기업의 날씨리스크 인지도 향상 ▶날씨 리스크 산정을 위한 객관적 기준 마련 ▶날씨보험 관련 제도 보완 ▶기상과 보험 역할부담 체계 구축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주제발표에 이은 패널토의에는 기상청, 금융위원회, 보험연구원, ㈜비갠, ㈜현대화재해상보험 등 관련기관 및 학계, 산업계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그들은 ‘기후변화시대, 날씨보험의 역할’이라는 큰 주제 아래 정책적 의견 제시와 함께 날씨보험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패널 토의 좌장을 맡은 이창수 숭실대 교수는 “해외의 경우 날씨보험, 날씨 파생상품의 시장 규모가 이미 매우 커진 만큼 우리나라도 이 분야의 발전이 꼭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여대 이준행 교수는 “지수형 날씨보험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지도가 아직은 미미하다. 이번 모임을 계기로 날씨보험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참석자들은 민간 기상사업자 등 기상계는 다양한 날씨보험지수 개발, 위험기상 손해사정 기준 정립, 기상재해 피해 추정 모델 개발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 보험업계도 계약자 니즈에 맞는 지수개발에 나서는 한편 적정 보험료의 상품설계를 위해 기상전문가들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연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