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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원(원장 손재학)은 9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수산해양 관련 국가 연구기관이다. 수산과학 기술력 향상을 위해 생명자원 확보와 기후변화 대응 등 수산업 전반의 연구와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데다 사계절로 나눠져 수산해양 분야에서도 계절에 따라 연구하는 일들이 다르다. 연구가 계절을 타는 일은 크게 없겠지만 계절에 따라 여러 이슈들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요즘같은 여름에는 수산업에 큰 피해를 일으키는 적조가 자주 발생한다. 국립수산과학원 수산해양종합정보과 한인성 박사는 “적조는 199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 수산업에 가장 많은 피해를 끼친 해양현상으로 여름철 수온상승과 육지로부터 공급되는 다량의 영양염류로 인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십수년간 적조의 주요 원인종인 코클로디니움 폴리크리코이더스의 대량 발생으로 양식어류의 대량 폐사 등 매년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입었다. 한 박사는 “2008년 이후 적조에 의한 대량 피해는 발생되지 않고 있지만 언제 다시 피해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과학원은 적조 발생 현황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적조에 오염된 해수가 어느 쪽으로 이동할지를 파악해 어업인들에게 제공한다. 또한 정부 및 지자체와 공동으로 적조 방제작업, 적조생물 제거기술 개발과 같은 일을 하고 있다.

 

 

과학원은 위성을 이용한 바다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인공위성은 실시간으로 광역의 해양현상을 파악하는데 매우 유용한 관측기법이기 때문이다.

 

한 박사는 “우리나라에 위성정보가 활용된 것은 23년 전이다. 이에 따라 수온정보의 경우 약 23년간의 자료가 축적됐다. 바다의 먹이생물 정보나 탁도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성정보는 15년 전부터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위성정보에 의한 수온 모니터링은 현재 우리나라 주변 수온을 이해하는데 가장 유용한 수단으로, 실제 조업 시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로 쓰인다.

 

최근에는 어선의 야간 불빛을 이용해 야간 어선 분포 현황도 파악이 가능해졌다. 이렇듯 위성을 통한 수온정보로부터 우리나라 해역의 온난화 정도와 먹이생물의 대량발생 시기 변화도 파악이 가능한 상태다.

 

수산과학원은 멸종위기 해양동물들에게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해 새로운 연구를 시작했다. 실제로 수산과학원 홈페이지를 통해 방류된 해양동물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멸종위기 생물종 보호와 수산자원관리를 위해 해양동물에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해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는 멸종위기종 뿐만 아니라 상업어종인 대구와 홍어에도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해 이들 어류가 이동하는 경로를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자원회복 연구는 물론 어업인들의 소득증대와 관련한 연구도 빼놓을 수 없다. 한 박사는 “어업인의 소득증대와 관련한 연구 중 대표적인 것이 상업성이 높은 양식어류 개발”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양식어류인 넙치의 경우 육종 기술을 통해 성장속도가 빠른 넙치를 개발했고 이외에도 내온성·내병성의 다양한 양식 품종들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림수산식품부와 2012년 10대 수출전략 품종을 선정해 넙치, 전복, 참다랑어 등 고 부가가치 양식 품종의 수출 확대를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바다를 이용하는 만큼  바다 환경을 지키는 분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과학원은 ‘생분해 어구’라고 이름 붙인 그물과 통발을 개발했다. 생분해 어구는 바다 속에서 2년이 지나면 자연분해가 되기 때문에 해양환경보호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한 박사는 “해양생태계 보전과 수산자원의 지속적인 이용을 위해 해양미생물에 의해 자연 분해되는 환경 친화적인 그물 개발이 필요했다”며 “5년 전부터 어업에 필요한 그물과 통발에 대한 생분해성 어구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수산생물의 산란, 서식장의 보호가 이뤄져 수산자원 회복과 어업인의 소득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기상·기후가 업무에 필수적인 과학원은 기상정보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상정보는 해양사고 예방과 안전 조업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는 “해상기상정보는 어업인 뿐만 아니라 선박을 운항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자료”라고 말했다. 과학원도 2년 전부터 기상청과 MOU를 통해 해양기상정보와 해양·수산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파고 및 기온자료와 수온 및 수산정보가 결합된 종합상황정보를 과학원 홈페이지에서 제공한다. 바다에 나가 조업을 하는 조업인들은 해무 발생 등 해상조업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바다의 생명은 수온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해 바다의 경우 서해나 남해보다 수온변화가 더 크다. 특히 동해에 수온상승이 지속될 경우 한류성 어종이 감소하는 현상이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한 박사는 “날로 심해지고 있는 기후변화를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나 연구기관에서는 이에 적절한 적응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수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기후변화 영향 및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해양예측, 적응대책, 적응기술, 경제성 분석, 온실가스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 충원이 필요한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수산업은 기후변화와 유류비 인상 등 악재들로 인해 크게 위축됐다. 수산업 종사자들의 걱정이 많아지고 경영사정도 위축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수산자원은 국민의 먹거리 제공 및 식량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데다 웰빙 열풍과 함께 소비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박사는 “국립수산과학원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열정을 쏟아 침체기에 있는 수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수산업을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할 각오”라고 강조했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