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디지텍(회장 장철순)은 부산에 있는 조선·해양 관련 중소기업이다. 지난해 약 3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는 매출 400억원을 목표로 전 직원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이 업체는 주로 선박에 탑재되는 레이더나 통신장치 등을 조선소에 공급하고 해양기상·환경조사 장비 등도 제조한다. 바다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을 앞세워 무역 업무로 출발했으나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해양 IT 관련 기술개발에 주력하게 됐다.

 

2005년 해양기상 관측 분야로 눈을 돌려 해양기상관측장비 ‘부이’를 개발했다. 부이는 선박 운항에 필요한 바다 날씨 정보수집 장비로 개발 전까진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했다. 강용수 신동디지텍 해양기술사업부 팀장은 “개발전만 해도 비용과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제작부터 운영까지 국내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현재 국산화된 부이를 통해 매일 날씨와 파도 등을 관측해 기상청에 상황을 보고한다. 기상청은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상관측실황과 예보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산화된 기술과 장비는 개발도상국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자체가 고가이기 때문에 많은 장비가 판매되지는 않고 있다. 해마다 1~2대에 그치는 수준.

 

강 팀장은 “비록 고가의 장비지만 부이를 개발하게 되어 대외 인지도가 높아지고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며 “초기엔 투자가 앞섰지만 현재는 관련 분야 매출이 전체의 약 10% 정도를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다와 관련된 장비들을 만들다 보니 날씨의 영향을 받는 건 당연하다. 회사는 주로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확인한다. 아무래도 바다가 주 무대이기 때문에 좀 더 세분화되고 정밀한 정보가 필요하다.

 

특히 구역별 바다날씨와 전문가용 예측모델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단기예보, 주간예보 등은 직원들끼리 사내 이메일로 전달받는다. 회사 건물에는 자동기상관측 시스템도 구축돼 있다.

 

지난 2월엔 기상청에서 수여하는 날씨경영인증을 받았다. 강 팀장은 “인증기관에 날씨경영 인증기업으로 신청한 것 밖에 없는 데 좋은 결과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날씨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기업인만큼 날씨경영인증 부분에 자신이 있었단 얘기다. 그는 “기상청에 수년간 기상관측장비를 공급해 와서 그런지 날씨경영이란 단어보단 ‘인증’이란 단어가 새로웠다”며 “날씨와 관련된 인증제도까지 생겼다는 건 날씨가 경제활동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우치기 시작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신동디제텍은 여수세계박람회에서 기상청의 후원사로 한국의 해양기상관측 제품 전시관에도 참여하고 있다.

 

강 팀장은 “많은 참여 국가들이 해양기상관측 장비와 관련기술에 관심을 보였다”며 “기상청에서도 개발도상국을 위주로 예산문제 등으로 도입하기 힘든 국내의 고가장비들이 도입될 수 있도록 국제협력의 장을 열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향후 우선지원 대상국이 결정되면 제품을 공급하고 그 나라에서 직접 운영도 할 수 있도록 운영기술까지 전수해 줄 계획이다.

 

신동디지텍은 이미 베트남과 조선기자재 관련 무역업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 선박을 건조하는데 필요한 대부분의 기자재를 취급하고 컨설팅도 한다. 독자적인 제품으로는 항로표지용 AIS와 수신장비 등을 수출하고 있다. 이들 장치는 항로표지의 안전을 도모할 뿐 아니라 항로표지 운영센터에서 제어가 가능토록 해주는 지능형 통신장치 중 하나다.

 

또한 신동디지텍은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힘을 합쳐 KSEG(Korea Shipbuilding Engineering Group)라는 공동 브랜드를 만드는데도 힘을 쏟았다. 그는 “우리나라 조선기자재 유망 중소기업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만들어 해외에서 경쟁력을 발휘토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브랜드”라며 “여러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베트남 등 동남아에 진출해서 한국의 조선해양기술과 기자재 등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