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지난 12일 찾은 경남 창원시 LG전자 제2공장의 가동률이다. 최근 무더위로 에어컨 주문이 몰리면서 주말 특근까지 할 정도로 공장이 바빠졌기 때문이다. 이날 작업자 수십 명이 160ｍ 길이의 에어컨 생산라인에 달라붙어 구슬땀을 흘리며 25초에 한 대씩 에어컨을 쏟아내고 있었다.
위재원 LG전자 AE사업본부 혁신팀 과장은 "3월만 해도 70%대에 머물던 공장 가동률이 5월 들어 110%까지 올라갔다"며 "에어컨 최고의 영업사원은 무더위라는 말이 실감 난다"고 전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달까지 예년보다 서늘한 날씨와 윤달 효과로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0%가량 줄어들었다. 하지만 5월부터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에어컨 판매가 기사회생한 것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이달 중 에어컨 판매는 지난달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신제품인 `손연재 스페셜`은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판매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RAC사업부장(상무)은 "250만원대가 넘는 고가제품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20%나 증가할 정도로 프리미엄급이 잘 팔린다"며 "내수시장에서 프리미엄군 비중을 25% 정도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프리미엄 강화와 더불어 신흥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 등 기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조 상무는 "인도 중남미 아프리카 등을 적극 공략해 이 지역에서 5~10% 성장을 달성하겠다"며 "신흥시장은 에어컨 보급률이 10%대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2박5일 일정으로 나이지리아 출장을 다녀올 정도로 신흥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LG전자는 창원(연산 350만대) 외에도 △브라질(80만대) △터키(160만대) △사우디아라비아(95만대) △인도(217만대) △태국(150만대) △베트남(22만대) △중국(620만대) 등에 글로벌 에어컨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다.
에어컨 사업을 담당하는 AE사업본부는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8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6.7%)은 LG전자 4개 사업본부 가운데 최고로 외형보다는 수익 위주 경영을 펼친 결과다. 프리미엄 확대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이다. 창원공장만의 품질개선활동은 이익률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창원공장의 평형생산방식은 불량률을 줄이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다. 전 공정에서 작업자가 허리를 굽히지 않고 최소한의 동작으로 작업을 수행토록 라인 설계를 작업자 팔 높이에 맞춘 생산방식으로,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작업자의 집중도가 향상되기 때문에 수율이 올라간다는 것이 LG전자 측 설명이다.
위재원 과장은 "창원공장의 경우 전체 생산제품 중 정상 제품의 비중인 수율이 90%대가 넘는다"며 "LG에어컨의 경쟁력은 품질에 있다"고 밝혔다.
품질경영에는 구인회 창업 회장의 `혼`이 자리 잡고 있다. 창원공장 정문에 들어서면 구인회 회장 동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상에는 "보레이, 가령 백 개 가운데 한 개만 불량품이 섞여 있다면 다른 아흔아홉 개도 모두 불량품이나 마찬가진기라. 아무거나 많이 팔면 장땡이 아니라 한 개를 팔더라도 좋은 물건 팔아서 신용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그들은 와 모르나"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구 회장이 1948년 럭키크림공장에서 불량품을 직접 선별하며 임직원에게 전한 말이다. 창업주의 정신은 대를 이어 내려오고 있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2012년 5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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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