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조사한 국립공원 탐방객 현황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전국 국립공원에 약 4200만명이 방문했다. 국립공원 탐방객 인지도 현황 조사에서는 북한산이 탐방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다. 2011년 한 해 동안 북한산에만 850만명이 다녀갔다. 북한산은 수도권 최대의 자연휴양지역으로 재방문율도 가장 높았다.
산을 찾는 탐방객의 수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실 2006년까지만 해도 전국 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2600만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고 주 5일 근무제의 시행으로 야외 휴양문화가 확산되면서 탐방객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 관리의 책임을 맡고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환경보전 프로그램 및 체험형 탐방프로그램, 둘레길 조성, 바우처 제도 등을 통해 국립공원 보호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1987년에 설립된 공단은 지리산, 설악산 등 전국 20개 국립공원을 관리한다. 전국에 28개의 사무소가 있고 약 20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공단이 하는 일은 국립공원의 자연생태계를 조사 연구하고 보호하는 것. 또한 각종 탐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해 재난과 안전까지 책임지고 있다.
공단은 등산인구가 크게 늘면서 날씨나 계절에 상관없이 등산객들을 위해 국립공원 등산학교를 2010년부터 운영 중이다.
등산학교는 산악보행기술, 각종 장비사용법, 응급처치법 등을 알려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등산을 즐기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자연보호에도 많은 어려움이 생겼다. 무분별한 샛길출입도 잦아졌다. 박선규 국립공원관리공단 홍보과장은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기는 국립공원인 만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보호에도 함께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지구에 위치한 등산학교는 일반인반과 청소년반, 특별반으로 구분해 운영된다. 특히 청소년반은 각급 학교나 관련 단체의 신청을 받아 운영해 학교 교과과정과 연계하면 좋다는 것이 공단의 판단이다. 또 장애인이나 직장인 단체를 대상으로 한 특별반을 별도로 운영함으로써 평소 산행이 어려웠던 장애인 등이 자연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작년 11월 시작한 날씨정보 앱 서비스 이용자 2만명 달해
늘어난 등산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공단의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등산을 좋아하는 등산객들은 계절에 상관없이 산에 오르지만, 아무래도 겨울이 되면 다른 계절에 비해 탐방객이 적은 편이다. 박 과장은 “기본적인 장비를 갖추고 안전산행에 주의를 한다면 겨울산이 갖는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며 “작년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국립공원을 안전하게 탐방할 수 있는 산행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지난해 행안부가 주관한 공공정보화대상을 수상했다. 탐방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애플리케이션의 활성화가 인정받으면서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국립공원의 산행정보, 날씨정보, 주변안내 등을 받을 수 있으며, 통제구역이나 위험지역에 진입했을 경우 경고음과 함께 조난신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난신고를 할 수 있는 시스템 탑재 부분을 강조했다. “조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조난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조난신고를 클릭했을 때 조난자의 GPS좌표가 공단 재난관제시스템 GIS상에 바로 연결돼 빠르고 즉각적인 구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례로 올해 1월 1일 덕유산에서 앱 조난신고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구조를 수행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에 서비스를 개시했는데 벌써 2만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정확한 위치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던 점을 고려할 때 조난자 구조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소개했다.
공단은 지난해 9개 국립공원에 대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는 한라산, 지리산 등 나머지 11개 공원에 대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박 과장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게 되면 탐방객 편의와 안전사고 예방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숙한 시민의식·제도로 세계적 국립공원으로 도약
조난신고가 포함된 앱 뿐만 아니라 공단은 현재 그린포인트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그린포인트는 국립공원 청결문제를 탐방객들이 해결하는 제도다. 탐방 중에 자기 쓰레기는 물론이고 방치된 쓰레기를 수거해 가면 무게에 따라 일정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것. 이렇게 적립된 포인트는 국립공원 내 주차장이나 대피소 이용료로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다.
2010년 8월 처음 시작한 이 제도는 현재까지 10만명이 참여했고, 되가져간 쓰레기량이 36t이나 된다. 당연히 공원 내 쓰레기 발생량이 줄었다. 박 과장은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국립공원 청결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호주에는 국제적인 국립공원들이 즐비하다. 이들 나라의 국립공원들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관리수준은 높은 편에 속한다. 국가마다 국립공원 제도를 도입한 배경과 역사,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은 어렵지만 최근 세계적 수준의 공원관리를 목표로 공원관리 기법을 발굴하고 적용해 왔다는 게 공단측 설명.
그는 “탐방정보를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제공받는 것은 IT강국인 우리나라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탐방객 관리 분야와 반달곰이나 산양과 같은 멸종위기종 복원 등으로 앞으로 세계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공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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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