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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며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는 업종들이 있다.

 

유통업계는 혹한으로 소비자들이 뒤늦게 방한용품을 찾으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유통가의 경우 경기침체로 1분기 위기설이 나왔다. 하지만 설 특수와 중국 관광객 특수가 이번 한파 특수로까지 이어지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샵과 옥션 등 인터넷 쇼핑몰을 비롯해,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도 방안용품 판매가 급증했다. 또 길거리에 있는 편의점에선 호빵, 온음료 등 겨울 먹거리 판매가 늘면서 업계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생필품 TV·인터넷 구매
쇼핑조차 나가기 힘든 날씨였던 만큼, TV홈쇼핑과 온라인쇼핑이 평소 대비 인기를 끌었다. 한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1~2일 GS샵은 주문 건수만 11만건에 달했다. 이는 30~31일 대비 30%, 전주 동기인 25~26일 대비로도 30%의 높은 판매율을 나타냈다.

 

특히 GS홈쇼핑에서 판매된 겨울철 대표간식인 호박고구마와 저녁반찬용인 게장, 제주은갈치 등의 식품은 매진이 속출했다. 추운 날씨에 ‘집안 쇼핑’이 많았던 결과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추위 때문에 장보는데 어려움이 있는 주부들이 이 기간 식품을 많이 구매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최근 홈쇼핑 상품들은 대부분 익일 배송 되는 점도 한몫 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이번 추위에 가장 큰 수혜자가 됐다. 오히려 재고 걱정을 해야 할 처지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 고객이 찾는 상품이 부족하지 않게 충분한 재고를 유지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편의점의 경우 길거리에 위치해 있는 만큼 온음료와 겨울간식이 높은 매출을 나타냈다. 보광훼미리마트의 경우 온음료를 찾는 고객의 효과가 도시락, 멀티탭, 우산 판매로까지 이어지며 동장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하철 점포가 많은 세븐일레븐은 추운 날씨로 지하철 이용객이 늘면서 큰 효과를 봤다. 지하철 점포 매출도 전주 대비 37.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민호 세븐일레븐 홍보과장은 “날씨 마케팅을 통해 관련 상품 재고를 미리 확보해 둬 큰 혼란은 없다”며 “매장 출입 고객이 미끄러지는 일이 없도록 발판을 수시로 갈고 바닥도 건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상가·대형마트도 북적
집안 쇼핑이 늘어 매출이 줄 것으로 예상됐던 대형마트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대형마트 역시 방한용품 판매가 늘면서, 오히려 혹한의 덕을 봤다는 입장이다.

 

실제 롯데마트의 1~2일의 매출을 살펴보면 전주 동기간 대비 계절·가전류 품목 중 전기요가 31.5%, 전기매트가 43.5% 가량 신장했다. 또 의류잡화 품목 판매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동복내의가 25.8%, 머플러가 57.3%, 장갑이 23.9% 가량 신장했다. 이외에도 가정용 난방보수용품이 21.7%, 겨울카시트가 32.9% 가량 높은 매출을 보였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에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 줄 수 있는 방한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며 “혹한으로 매출에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지하철역 지하상가는 요즘 오가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도시철도 반월당역 메트로센터를 찾은 대학생 최모 씨는 “밖이 너무 추워 옷이나 액세서리 구경을 하거나 약속장소를 잡을 때도 지하상가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실내 놀이터·찜질방·야외 스케이트장도 인기
찬바람을 피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실내 놀이터와 찜질방도 사람들로 붐볐다.

 

평일 하루 600~700여 명, 주말에는 4천~5천 명이 몰려드는 대구에 한 실내놀이터는 최근 강추위가 몰아치면서 이용객이 20% 가량 늘었다. 관계자는 “기온이 낮을수록 방문 고객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찜질방도 북새통을 이루긴 마찬가지다. 기온이 떨어지면 방문객이 20% 가량 증가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추위를 온몸으로 즐기려는 이들도 적지 않다. 기온이 내려갈수록 야외 스케이트장은 손님이 늘고 있다. 얼음이 단단해져 스케이트 타기에 좋고 몸을 움직이다 보면 추위도 잊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