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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특성상 선박건조 작업 대부분이 옥외에서 이뤄진다. 때문에 기상정보를 이용해 태풍, 해일 등 기상재해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선업계는 특정 지역의 포괄적인 기상상황보다 더 구체적인 지역의 바람과 강수 정보를 필요로 한다. 경상도의 비 올 확률이 필요한 게 아니다. 조선현장인 울산 동구의 기상상황이 중요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민간기상회사가 제공하는 날씨정보시스템이다.

 

TV, 신문 등 언론매체를 통해 발표되는 기상청 기상정보는 대국민 기상예보다. 이를 통해 조선업 특성이 반영된 국지기상정보를 제공받기는 어렵다. 선박 건조 공정에 특화된 국지기상정보 활용은 작업공정 스케줄 관리·조정, 태풍 등 위험기상 조기대처 및 방재대책 수립, 현장 안전관리 등을 가능하게 한다.

 

선박 건조 공정중 탑재 및 도장작업 계획시에는 국지풍속, 기온, 습도 등의 기상조건을 반영해 작업일정을 계획한다. 또한 선박 이동작업시 예상풍속에 따라 소요 예인선 수를 계획한다. 시운전 일정계획 수립에도 해상파고, 풍향, 풍속 등의 기상정보가 활용된다.

 

이를 통해 조선업계는 경영손실 최소화 및 이익 극대화, 안전한 작업 환경조성이 가능하다. 기상정보 활용으로 생산일정 계획의 정밀도 향상, 위험기상시 사전대비를 통한 대체작업 수행, 도장 품질향상,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및 복구비용 절감 등의 간접효과 역시 거둘 수 있다.

 

STX조선해양은 2004년부터 모든 기상정보를 조선소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조선기상정보시스템을 통해 현장 3일 상세예보 및 현재 날씨, 인근 해역별 3일 상세예보, 현장 주간 상세 예보를 제공받는다.

 

뿐만 아니라 날씨에 따른 공정별 작업 권고사항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조선작업예상기상도, 과거 기후 통계 분석 자료인 작업별 불편일수 등을 활용해 현장 작업공정 스케줄을 관리하고 있다.

 

현장 작업자들은 오늘의 날씨, 인근지역 강수시작 알림, 기상특보·예비특보, 작업 기준 제한치 도달에 대한 문자메시지를 전송받는다. 이러한 특화된 기상정보 활용은 안전한 조선소, 생산성이 높은 조선소를 만드는데 기여한다. 이를 통해 STX조선해양은 50억원 내외의 생산경비 절감으로 투자대비 1100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화기상정보·태풍 예보관 배치로 원가 절감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소 내 자동기상관측장비(AWS)의 관측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다. 조선소가 위치한 옥포만의 기후 특성을 분석하고 기상학적 특성이 작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독자적인 예보 모델을 구축했다.

 

이 예보모델에서 생산된 특화기상정보는 회사 인트라넷을 통해 조선소와 10개 주요 항로의 기상정보 및 작업종류별 시행 기준을 제공한다. 작업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위험기상시 신속한 대처로 산업재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특히 태풍 발생때 조선소 전담 예보관을 배치해 태풍 발생부터 내습까지 체계적인 재해 대응체계를 수립했다. 태풍 내습 정보와 함께 피항 또는 항내 정박 권고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같은 특화기상정보 활용을 통해 기상정보 이용료의 150배인 연 12억 가량의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을 실현했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IT기반 기상관측시스템 구축을 통한 날씨경영으로 사업 기획 단계부터 기상정보를 활용해 생산 스케줄을 정밀관리하고 있다. 연간 100여 척의 선박을 건조하는 현대중공은 사내외 설치된 20여개 기상관측장비로부터 선박 건조에 영향을 주는 각종 기상요소를 측정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수집 분석된 기상정보는 조선작업지수 산출을 통해 건조공정 각 과정의 의사결정에 이용된다. 작업현장에 제공되는 월파예보와 3일·일주일 예보는 공정간 생산 계획 및 주간 생산 계획에 활용되고 있다.

 

도장 공장 전용의 온습도 정보 시스템을 운영해 도장 품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냉·난방비를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날씨경영을 통해 태풍 및 월파로 인한 피해액을 기존대비 50%로 감소시켰다. 또 생산 일정의 정밀도 향상으로 연간 약 70억원의 품질관리비용을 절감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국내 바다는 물론 일본·중국의 해상 날씨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기상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쿠웨이트 등 해외 주요 공사현장의 기상정보까지 분석해 활용하고 있다.

 

태풍이 잦은 여름에는 종합태풍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준 높은 기상정보를 공유하고 재해예방을 하기 위해 기상청 및 국립해양조사원 등과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