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어릴 적 놀이동산에 얽힌 기분 좋은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함께 연상되는 것은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따뜻한 햇살이 가득했던 어느 봄날의 풍경이 아닐까.

 

이처럼 맑고 화장한 날씨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놀이공원을 찾게 된다. 사람들이 놀이공원을 갈 때는 거리나 편의시설도 고려하게 되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날씨이다.

 

때문에 야외에 있는 테마파크는 날씨에 따라 입장객수가 달라지고 영업활동의 변화가 심하게 나타난다. 특히 테마파크는 레저산업과 유통산업이 결합된 복합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 그 영향은 배가 된다.

 

그렇다면 실내에 있는 테마파크는 어떨까? 날씨에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실내파크라는 시설적인 조건이 기상환경과는 별로 상관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에버랜드 같은 실외파크는 비나 눈에 큰 지장을 받지만 롯데월드 같은 실내파크는 그 특성상 동절기나 장마철이 성수기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롯데월드에서도 날씨변화에 따른 입장객수의 변동에 민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외부 기온과 우천 관계로 타 실외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장객수가 많은 것이지 자체적으로는 입장객 감소의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세계 최대의 실내테마파크인 롯데월드가 기상조건을 다른 기업들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하게 된 데는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들이 존재했다.

 

롯데월드는 테마파크, 백화점, 대형할인점, 스포츠타운 등 그 시설만도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단지 내의 유동인구는 연간 6,500만 명으로 일별 유동인구는 날씨변화에 따라 크게 차이가 발생한다. 날씨는 사람들의 심리를 움직이기 때문에 궂은 날씨는 유동인구를 감소시키고 테마파크를 찾는 고객수를 줄인다.

 

또한 일반적으로 고객들은 봄가을 행락철에는 야외파크를 선호하고, 동하절기에는 실내파크를 선호하는 경향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그런데 실내파크인 어드벤쳐와 실외파크인 매직아일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는 롯데월드로서는 이러한 외부 기상조건에 따라 입장객이 무려 수만 명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계절적 성향이 강한 아이스링크와 수영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기상조건이 이용객의 수적인 측정을 가늠하는 중요한 외생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들은 롯데월드가 기상의 변화를 사전에 예측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시스템을 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하게 만들었다.

 

롯데월드의 날씨경영은 상품기획으로부터 판매, 마케팅, 영업 등의 기업경영의 모든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수년간의 기상자료를 Host Computer에 입력하여 방대한 Data Base를 구축하고 있으며, 기상측정시설을 단지 내에 설치하여 매일 시간대별로 기온, 강수량, 풍향, 풍속 등을 기록하여 활용하고 있다. 또 일별, 요일별, 특정일 등의 입장객 현황과 상품, 식음료 등의 매출실적을 전산화하여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날씨변수를 추가하여 입장객 수를 예측함으로써 시설운영, 인력배치, 식음료 업장 관리 등 영업지원 계획을 세우는데 십분 활용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날씨경영을 통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내시설이 대부분인 롯데월드의 경우 실내 공기의 온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날씨와 입장객수에 따라 실내 공조 시스템의 운전방법을 달리하게 된다. 어드벤쳐와 수영장의 대형 DOME의 개폐와 조명 역시 날씨에 따라 달리한다.

 

이렇게 날씨에 따른 시설물의 가동대수가 변한다는 것은 곧 원가의 변화를 의미한다. 즉 원가절감을 위해서는 날씨정보를 적극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마케팅에도 날씨는 최우선 고려대상이 된다. 비가 오더라도 모든 놀이시설은 풀가동되고 공연도 빠짐없이 열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운영비용은 고정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날씨마케팅을 통한 입장객의 중대는 중요한 경영과제의 하나이다.

 

장마철엔 우산을 무료로 나누어주는 레인마케팅, 눈이 오면 티켓의 요금을 할인해 주는 스노마케팅, 또 계절마다의 다양한 이벤트 등 모든 행사의 일정을 날씨를 고려하여 결정한다.

 

롯데월드는 이렇게 날씨정보라는 경영변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 연간 21억원의 매출이 늘고, 에너지 및 기타 비용 절감이 연간 19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결국 날씨경영이야말로 매출증가와 비용감소의 핵심임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어느 누가 실내파크는 날씨와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